불공평한 과세체계와 불투명한 세금집행에 소외감 느껴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납세자들이 우리나라 조세정책의 '불공평한 과세'와 '불투명한 사용·관리'에 대해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납세자들은 증세에 대해 반발하면서도 향후 자신이 세금혜택을 누리거나 세금이 투명하게 사용될 경우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59세 급여소득자 1000명 중 81.3%가 증세에 반대하고 있으며 증세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세금을 방만하게 사용해서(69%, 중복응답), '세금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아서(59.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지금의 세금규모만으로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도 56.9%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현재 세금이 잘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급여소득자는 3.1%에 그쳤다.

세금부과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급여소득자의 87.9%가 '우리나라 과세가 공평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서는 성별(남성 88%, 여성 87.8%), 연령(20대 83.2%, 30대 90.4%, 40대 89.6%, 50대 88.4%), 정치성향(진보 90.4%, 중도 85.9%, 보수 90.7%)에 관계없이 동의하는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95.4%에 달하는 응답자가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잘 내는 사람들은 직장인'이라고 답했고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세금을 투명하게 낸다'는 시각은 4.1% 뿐이었다.

이처럼 과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응답자 중 75.1%는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다 내고 살면 바보취급을 받는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78.4%), 50대(77.2%)의 경우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한편 증세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74.4%는 '향후 직접적인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답했으며 65.4%는 '세금이 투명하게 관리된다면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그런가하면 '증세의 반대'가 '감세의 찬성'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 경기를 살리는 방법'이라는 의견에 동의한 비율이 16.3%에 그쳤고 '세금을 깎아주면 부자들만 더욱 부자가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81%에 달했다.

증세를 고려하기 전 정부가 해야 할 과제로는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탈세방지대책'이 70.5%(중복응답)이 1위에 올랐고 '전문직 고소득 종사자에 대한 엄정한 징세(61.2%)', '기존 세금 사용처에 대한 투명한 공개(60.4%)','현재 국가재정상황에 대한 투명한 공개(56.0%)' 등이 꼽혔다. 이밖에도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세금인상의 혜택'. '세금이 투입될 사업에 대한 국민적인 동의' 등의 의견도 있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