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러난 최장수 CEO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이동통신사는 경기고 출신들의 핵심 일터인가. KT의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KTF 대표이사는 초대 이상철에서 이용경, 그리고 남중수로 이어졌다. 모두 경기고 출신들이다.  이들은 통신 전문가이자 CEO로서의 역량이 충분했다고는 하지만 오너가 없는 기업에서 경기고 동문끼리 최고경영자 자리를 바톤터치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후 세월이 한참 흘렀지만 이번엔 LG 계열 이통사인 LG유플러스에서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LG유플러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권영수 LG화학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6년간 맡았던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경기고-서울공대출신인 이 부회장 후임에 경기고-서울상대출신의 권 사장이 발탁된 것이다.

▲ 권영수 부회장

통신업계 최장 CEO 기록을 남기게 된 이 부회장은 건강 문제와 조직 쇄신 차원에서 물러나게 되자 권사장이 그 자리를 꿰찼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사랑과 행복의 6년을 마지막 직장에서 보내고 그 정점에서 떠날 수 있어 여러분에게 진정으로 고맙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 LG전자에 입사, 해외투자실과 미주법인, 세계화 담당 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전지사업 부문)을 세계 선도기업으로 도약시킨 주인공이다.

그룹 핵심 성장 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1등 DNA' 신화를 LG유플러스에 접목해 재도약을 이끌어낼 것으로 LG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통신을 포함한 ICT 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LG유플러스의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한편 미래시장 개척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권 부회장의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고 글로벌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 취임 후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키우고 애플과 공급계약을 했다. 당시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였던 회사를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는 등 세계 1위 패널 회사로 키웠다.

그러나 이동통신업계 3위에 머물고 있는 LG유플러스가 막강한 상위업체 SKT와  KT를 언제 뛰어넘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권 신임 부회장이 어떤 전략으로 앞선 업체들을 공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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