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의 동맹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최근 50년 역사에 처음으로 옛 소련을 포함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킨 국가원수가 됐다.

그러나 사태 이후 그는 전과를 자랑하는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도 통화를 못하는 처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의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푸틴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갖자는 제안도 내놓았지만 러시아의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8일 “이번 일이 진심으로 슬프다(saddened)”라고 말했다. 앞서 “오늘 다시 일어난다면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러시아가 최첨단 미사일을 시리아에 배치하고 국경 검역을 강화하면서 터키와의 비자 면제 협약을 보류한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

BBC는 그러나 이것이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s-워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터키의 ‘사과(sorry)’를 원하고 있는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슬프다(saddened)’고 말했다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메트 다부톨루 터키 총리는 파리에서 에로도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소통의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자국 전투기 격추를 “등 뒤에서 찌르는 배신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도 거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외교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담이 가능한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두 차례나 에르도안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의 수화기를 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샤코프 보좌관은 “터키가 기본적인 사과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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