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고고학자들의 어두컴컴한 서재에서 잠들어 있던 신화속 트로이가 아마추어 고고학자 슐리만에 의해 찬란한 지중해 햇빛아래 모습을 드러낸 일이 떠올랐을 법하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서고에 묻혀있던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나의 관심사는 이 나라를 보다 균형있게 발전시켜 보다 충실하고 질 높은 번영으로 이끌어 영광스러운 국가, 자랑스러운 민족으로 만드는 것에 내가 어떻게 기여해야하는가에 있다”(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정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도전정신과 자부심이 새삼 기업인들의 가슴에 와닿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마침 전경련 서고에 묻혀 있던  정 회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전경련은 3일부터 18일까지 전경련회관에서 전경련 회장을 지낸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전을 개최한다.

▲ 지난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등산대회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이 당시 워커 주한미국대사와 악수하고있다.

이 사진들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역임했던 1977~1987년에 찍었던 사진들이다. 그동안 전시회 등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고 전경련 서고에 보관돼 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사진전 개막식에서 "전경련 회장이셨던 정주영 명예회장은 산업입국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경제부흥과 사회통합에 앞장섰으며 조국번영을 위해 헌신한 우리 경제의 국부(國父)였다"고 회고했다.

정 회장은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운용시스템이 민간주도체제로 확립돼야 한다고 믿었다. 국가주도, 관주도 체제하였던 당시 이같은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는 평이다.

정 회장은 전경련 회장 당시 최초로 비영리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설립했으며 기업의 장기자금 조달 지원을 위한 대형 민간은행인 한미은행을 창립했다. 정보화시대를 대비한 한국정보산업협의회, 기업의 기술개발 자금지원을 위한 ㈜한국기술개발,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 국내 1호 벤처캐피탈인 ㈜한국창업투자 등을 설립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민간 경제외교 선봉장 역할을 해 결국 유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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