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가져오게 했던 저가 프로젝트 늪에서 서서히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더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장 초청 해외건설 최고경영자(CEO) 조찬 간담회'에서 "과거 저가에 수주한 프로젝트가 내년 연말이 되면 매출의 8%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내년 실적은 괜찮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추가 손실에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동에서 재정 문제가 있다 보니 무조건 돈을 안 주려고 해서 (추가 손실의) 리스크가 높다"면서 "발주처 상황이 그렇다 보니 여러 가능성에 대해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유상 증자에 전 직원이 다 참여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만든 위기니까 스스로 격파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무급휴가도 전원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3분기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1억56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1조201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실권주 일반공모로 최대 3000억원의 지원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우리사주조합은 신주발행 물량의 20%인 2400억원 정도를 가져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양 쪽이 현재 심각한 상태라 (합병에 대해) 더 생각한 것은 없다"면서 "유가가 떨어지면 해양의 경우 사이클이 늦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1조원 규모 말레이시아 프로젝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신용이 떨어지면 대출을 회수해야 하지만 보증 덕분에 유지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현재 장부가 3500억원 상당의 사옥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팔리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야 하는데 아직은 매매자가 없다"면서 "사옥 매각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통해 프로젝트 수행 효율을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기존 조직의 큰 틀은 유지하되 현장 중심의 프로젝트 지원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전사 지원기능을 재편해 사업지원실(직접지원)과 재무지원실(간접지원)로 이원화해 프로젝트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상품별 영업기능을 마케팅본부로 통합해 수주 경쟁력을 제고한다. 발전, 산업·환경 영업팀은 마케팅본부로 통합·운영한다. 바이오사업팀은 CEO 직속 조직으로 운영한다. 경영진단팀은 감사팀으로 이름을 바꾼다.

삼성엔지니링 관계자는 "각 기능별 독자수행 체계를 구축해 신규시장 진출전략과 역량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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