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OPEC 감산 합의 불발...내년에도 원자재 통화 불안케 할 것"

▲ 캐나다 달러 /사진 출처=호텔스닷컴 홈페이지

 

9일(이하 미국시각)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추락세를 멈추고 일시 반등했지만, 이것은 원자재 통화에 대한 매도세가 일시 중단된 데 따른 것일 뿐 아직은 마음 놓을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가 감산 합의에 실패한 이후 유가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유가 하락 압박은 원자재 수출국 통화를 위협하는 주된 요인으로 계속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는 “이날 미국 달러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원자재 수출국 통화가 일부 일시 반등했다”고 밝혔다.

또한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에 대한 매도 행진을 벌이면서 원자재 통화에 큰 안도감을 줬고, 이번 주 유가가 폭락한 뒤 원자재 통화로 하여금 일부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하루였다”고 전했다.

FT는 “이날 미 달러 가치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 유로존 유로 등 주요 통화 가치 대비 하락했는데,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7~9일) 원자재 통화에 고통을 안긴 변동성이 다른 환율(통화 가치)로 확산되면서, 달러 대비 1.1 달러 수준으로 치닫고 있었다”고 밝혔다.

FT는 이어 “올 한해 동안 외환시장을 지배한, 원자재 생산국(수출국) 통화에 대한 대량매도는 지난 주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합의 실패 후 유가가 7년 만에 최저로 추락한 뒤 복수심으로 연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또한 “유가 추락 과정에서 노르웨이 통화인 크로네가 특히 큰 타격을 입었었다”면서 “크로네는 9일 1% 넘게 반등하기 전까지 이틀에 걸쳐 무려 3.4%나 추락했고, 달러 대비 크로네 가치는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메르츠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크로네에 나타난 일련의 행운이 끝나도록 만들었다“면서 ”크로네는 그렇잖아도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저)유가로 이미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거들었다.

러시아 루블화의 경우도 이번 주 초 2.25%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유가 급락이 다소 진정되면서 살짝 반등한 케이스다.

하지만 RBC 캐피탈마켓의 아담 콜은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의 의미 있는 경제지표들이 부재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변화가 외환시장을 다시 한번 지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달러 가치도 커다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데, 특히 지난 8일엔 2004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번 주에만 1.5% 급락했다. 캐나다 달러 역시 다른 원자재국 통화와 마찬가지로 9일엔 일시 반등했다.

이와 관련, FT는 “글로벌 원유 생산을 감산하자는 데 합의하지 못한 OPEC과 이에 따른 유가 하락은, 2016년 외환시장에서 원자재 생산국 통화 가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게 만드는 세 가지 위협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이어 “이번 주, 중국의 부진한 교역지표도 원자재 생산국 통화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부각됐다”면서 “게다가 미국 연준이 다음 주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점도 원자재 통화를 불안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루이스 코스타는 “(지금 원자재 통화 불안과 관련해선) 모든 요소들이 뒤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 크로네는 유럽의 저금리로 인해 특히나 큰 압박을 받았다”며 “노르웨이 크로네를 보유하여 무엇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남아공 랜드 또한 달러 대비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라보뱅크 관계자는 “미 연준이 다음 주 금리 인상을 단행할 때, 보다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제시하여 남아공 랜드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현재 부정적인 글로벌 경제 환경 아래서 가느다란 한 줄기 버팀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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