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구조개혁 통한 '핵심 경쟁력 확보' 여부가 최대 관건

▲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2016년 새해, 우리 경제계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답은 정해져 있다. 갈수록 무기력해지고 있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세밑에 발표된 각종 지표들을 보면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어느 하나 우리를 안도케 하는 지표가 없다.

세밑에 쏟아져 나온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자.

우선 가장 우리를 섬뜩하게 하는 것이 6개월 만에 가계대출 금리가 반등했다는 뉴스다. 미국 금리인상을 선반영해 일부 금융권이 벌써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육박하고 자영업자 대출이 5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칫 한국 경제에 금리 폭탄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과중한 부채와 금리 폭탄 위험은 곧바로 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지난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고작 0.7%에 그쳤다는 뉴스가 섬뜩하다. 심각한 수치다.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의 0.8%보다도 낮은 물가 수준이다. 유가 추락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 소비가 위축되면서 물가가 활력을 잃었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라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각종 산업지표 추락도 우리를 얼어붙게 한다.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각종 생산지표 역시 뒷걸음질 일색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의 산업생산이 0.5%나 줄었는가 하면 11월 광공업 생산 또한 전월 대비 2.1% 감소세를 기록, 우리의 내수와 광공업 수출이 얼마나 위축되고 있는 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12월 경기실사지수인 제조업 BSI가 고작 67에 그치면서 10월 이후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인이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 이들 지표 추락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같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일들이 쉽게 해결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새해 벽두에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글귀처럼 지난해 기록했던 나쁜 지표들을 훌훌 털고 새해를 맞이하고픈 심정이야 굴뚝같지만 우리를 둘러싼 경제환경이 말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당장 우리 경제 흐름을 가장 잘 꿰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새해엔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늘어가는 부채문제가 그렇고 중국발 침체우려 요인, 미국 금리인상 파장 등 우리를 위협하는 요인이 그 어느 때보다 많다는 것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우리 기업의 해외 법인장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도 “2015년 수출이 전년 대비 7.4% 감소하고 새해에도 이런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구조개혁이다. 고통분담을 통해 부실한 부분을 도려 내고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일로 떠 오르고 있다.

앞서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기준을 강화한데 이어 54개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지정한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최근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구조조정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하고 고통분담을 통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해에 접어들면서 삼성그룹과 현대차 그룹, SK그룹이 새 키워드로 “핵심 경쟁력 확보”를 외치고 나선 것도 그 배경이 동일하다.

최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새해엔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테니 은행들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 역시 우리의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예견케 해주고 있다.

그렇다. 이제 우리가 새해 벽두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일단 정해졌다.

또한 우리는 다행히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바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통해 ‘대마불사는 없다’는 정신으로 부실기업, 부실금융기관을 과감히 정리 했고 그 결과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성공적인 위기 극복 신화를 남긴 자랑스런 기록을 갖고 있다.

때마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에서 “비록 어렵지만 이미 예견된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고 강조한 것은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그가 “이럴 때일수록 비관론에 매몰되기보다 긍정적으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다. 또한  그가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지금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우리 경제에서 '송구영신' 이란 무엇인가. 다름아닌 해묵은 부실요인을 하루 빨리 덜어내기 위해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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