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붕괴 속 제품 차별화만이 유일한 희망...한국 기업 변신 주목

▲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새해 벽두에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한국의 2015년 수출입 지표를 보면 왜 한국이 핵심 산업 경쟁력 유지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 그리고 신(新)성장 동력 확보에 시급히 나서야 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위기 속에 지난해 우리의 수출은 자그마치 7.9%나 감소했다. 자원 하나 없이 오로지 수출에 올인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커다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베트남을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대(對) 중국 수출은 5.6%나 격감했다.

자동차(-6.4%) 섬유(-10.3%) 철강(-15.0%) 가전(-16.8%) 등 한국의 전통 수출 품목이 너나 할 것 없이 크게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과 SK가 집중 투자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고작 0.5% 증가에 그치면서 불안감을 더해줬다.

그러나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도 있었다. 지난해 수출 시장에서 활짝 웃은 업종도 더러 있었다. 특히 화장품 수출이 53.5%나 폭증하면서 재계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우리에겐 생소했던 데이터저장장치(SSD·26.6%)와 발광다이오드(OLED·25.0%)의 수출도 각각 25%가 넘는 활기찬 증가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것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우리 기업들이 한편으론 기존 영위 산업에 대해 핵심 경쟁력을 갖고 키워 나가되, 다른 한편에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준엄한 교훈’을 던져주는 흐름이다.

그렇다.

이제 우리가 살 길은 단 하나다. 다른 나라와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화장품처럼 기존에 아무리 경쟁이 치열했던 분야라도 내가 가진 제품만 잘 만들면 언제든 세계 시장에서 먹힐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수출입 지표를 통해 여실히 확인되었다.

SSD, OLED처럼 새로운 분야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면 이 또한 우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수출입 통계를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

때마침 최근 산업계엔 부러움을 독차지하는 곳들도 속속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아모레퍼시픽이다. 사상 처음으로 ‘설화수’라는 단 한 품목만 갖고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는 뉴스가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나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만 있으면 얼마든 경제위기에서 ‘군계일학’을 창출해낼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한미약품도 마찬가지다. 한미약품은 연간 매출 1조원도 안 되는 회사다. 그런데 지난 수년 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R&D(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 수조 원의 노하우를 수출할 수 있는 회사로 발돋움하면서 “한국 경제가 살 길은 바로 이것이다” 하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해 주었다.

아무리 세계 경제가 어려워도 우리가 자신감을 잃지 않고 남이 갖지 못한 독보적인 경쟁력만 갖추고 있으면, 그리고 남들이 개발하지 못한 신제품만 갖고 있으면, 아무런 걱정없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음을 이들 기업들은 보여 주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교훈이다.

때마침 우리를 안도케 하는 경제계 인사들의 남다른 신년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무너져 내리던 우리 경제계에 한줄기 희망을 던져 주고 있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이제 경영 패러다임이 규제에서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한다”면서 체질 변화를 촉구한 것은 '시의 적절한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또한 신년사에서 “이제 원가 경쟁력,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혼을 담겠다”면서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질 때 기업의 진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우리를 안도케 하는 색다른 각오로 비쳐지고 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조선 업계가 어렵지만 신제품 개발과 제품 성능 향상에 선제적 위치를 확보하고 생산성을 고려한 설계-시공 개선을 통해 후발주자와의 차별화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됐다”고 말한 것도 우리에겐 가장 듣고 싶었던 메시지로 전해지고 있다.

맞는 말들이다.

이들 경제계 수장들의 외침대로 올해엔 독보적인 차별화를 통해 핵심 산업의 경쟁력도 유지하고 새로운 먹거리도 마련하면서, 무너져 내리는 우리의 수출을 다시 굳건히 일으켜 세워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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