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근무환경 바꿔 주고나니 재단 활기도 넘쳐

▲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내가 이끌고 있는 구청 산하 문화재단 직원들의 임금은 다른 직종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낮았다. 나는 이 문제로 구청장께 건의했다.

거기다 직원들이 전부 계약직이었다. 계약 가급, 나급, 다급 이런 식이었다.

이러한 상황에는 좋은 사람이 오기가 어려웠다. 나는 구청장께 연봉과 직원 채용 조건을 바꿔야 한다고 말씀 드렸고, 이 새로운 기준으로 신입직원 6명을 채용했다.

내 인사 전략이 적중했다.

우선 너무 좋은 직원이 왔다. 유학 경력이 있는 직원도 왔고, 무엇 보다도 자발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모습이 기대 이상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너무 편하다.

급여도 높여 주니 다른 재단 직원들이 온 경우도 있다. 어느 7급 직원은 자리를 옮겨오면서 계약직이 정규직이 되고 연봉도 상당부분 늘었다고 한다.

3년 뒤 나의 후임 사장은 이 점에 대해서 나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임 사장은 월급 더 주는 것을 탓하기보다 이 사람들이 그 이상으로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더 기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앞서서 나는 문화재단도 수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는 예산 내에 안주하는 문화재단이 될 것이 아니라, 수익을 내면서 할 말은 하는 힘 있는 재단이 돼야 한다는게 나의 신념이다.

우수한 직원들이 이런 목표를 이룩해 낸다면, 전보다 인건비 늘어난 것을 아까워할 일이 아니다.

우리의 경우 재단이 출범한 직후라 업무가 대단히 많다. 하지만 새롭게 진용을 갖춘 우리 직원들이 자기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훌륭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나 또한 25년 전 은행 비서실에서 근무할 때 정말 신이 나서 일했던 시절이 있다. 윗분들이 지시하기 전에 내가 스스로 일을 찾아 했고 그 일이 제대로 진행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때의 기분이 되살아나고 있다.

근무 여건이 개선되면서 인사 청탁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전혀 없었다. 오히려 구청장께서 그런 문제가 생길 여지를 없애 주셨다.

한 신문사 정치부장에게도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내용을 전했더니 그런 구청장에 대해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사실 구청에서의 인사 간여가 조금은 있을 걸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간여는 커녕 오히려 미리 뽑기로 돼 있던 인력도 “모두 새 사장이 와서 뽑는 겁니다”라고 선을 그어주셨다.

“사장이 와서 그 자리에 맞는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 거다. 그래서 우리가 사장을 뽑는 것 아니냐”고 강조하셨다고 한다.

이제 우리 재단이 제대로 일을 해서 보답할 차례가 됐다.

그 첫 번째로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이 ‘팝 아트 팩토리’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