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미 증시 위축 속 아마존 등 9개 기업으로 시장 관심 편중"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지난 2015년 미국증시는 끔찍한 한 해를 보내야 했지만 9개 기업 만큼은 주가가 월등하게 오르며 특별한 한 해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처럼 소수의 기업만 부각되는 것은 미국증시 랠리가 힘을 잃어가는 징표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주목된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증시는 지지부진했다. 거의 등락없이 한 해를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크게 부각된 주식도 있었다.

FT는 “이른바 Fangs(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이들 앞글자를 본떠 Fang으로 명명함)로 알려진 네 개의 기업과 이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스포스, 이베이, 스타벅스, 프라이스라인 등 ‘특출난 아홉 개의 기업’이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집중 부각됐다”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2015년에만 60% 넘게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FT는 “이러한 관심 높은 기업들이 유발한 흥미로움을 제외하면 지난해 미국증시 상황은 지독할 만큼 심각했다”면서 “이 같이 시장이 ‘좁아지는 현상(특정 종목에 집중되는 현상)’은 2009년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랠리의 고전적인 말기 증상인데, 이제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아이디어가 바닥나게 됐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소수의 기업들에만 자금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특출난 아홉 개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 상황은 1960년대 말, 그리고 1970년대 초를 상기시켜준다”면서 “당시 오랫동안 이어진 강세장이 제록스와 같은 기업들로 이루어진 ‘특출난 50개의 기업들’로 점차 편중되는 경향을 보였었다”고 회고했다.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수석 전략가인 짐 폴슨은 “기술적으로 현재의 미국증시 상황은 매우 약세장으로 여겨지는데, 이는 과거 1960 년대 말 대부분의 주식들이 최고점을 찍었지만 그 뒤 1972년까지는 특출난 50개의 기업이 증시를 이끈 상황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의 경우 소비재 산업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아마존의 수익률이 특히나 시장을 왜곡시켰다”며 “만약 아마존이 없었다면 2015년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임의 소비재 섹터는 ‘낮과 밤의 차이 만큼이나 큰 차이가 났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FT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이 매출 증가율이 강하게 나타나는 기업에 증시자금이 몰렸다”면서 “두 기업 모두 주가가 두 배 이상 상승했는데, 비아콤(Viacom)이나 또 다른 TV 미디어 그룹, 또는 월마트등 다른 소매업자들과 같이 수익률을 올려주지 못하고 실망스러운 이익을 기록하는 기업들에서부터 자금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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