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중국 증시 붕락, 한국 시장도 직격탄...경각심 키워야

▲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코스피 급락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새해 벽두부터 중국이 한국 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중국 증시가 7%나 붕락하자 그 여파로 한국의 코스피 지수가 42포인트나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5원이나 껑충 뛰면서 원화가치 또한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증시가 새해 첫날부터 한국 금융시장에 이렇게 큰 직격탄을 날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올해 중국의 경제 상황이 참담해질 수 있음을 한눈에 보여 주고, 나아가 중국이 휘청이면 한국도 무사치 못할 것이란 사실을 단번에 입증시켜 준 것이어서 우리를 더욱 얼어붙게 한다.

특히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와 이날 발표된 차이신-마킷 제조업 PMI가 연이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지난해 여름 중국 증시 폭락 때 중국 증권당국의 지시로 대주주들이 대거 자사 주식을 매수해 일정기간(6개월) 매매를 중단했던 주식들이 이번 주부터 다시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로 돼 있는 것이 병신년(丙申年) 정초부터 아시아 시장을 패닉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에 한국 시장 일각에선 “우려했던 바가 너무 일찍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피치(Fitch)를 비롯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이 지난해 말 한국을 향해 “새해엔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중국 경기 둔화 여부를 더 걱정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린 뒤 얼마 안돼 중국발 불안이 한국 금융시장을 덮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 글로벌 '테일 리스크(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쇼크를 안겨주는 것)' 중 하나로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와 위안화 가치 추가 폭락 여부”를 들었는데, 새해 벽두부터 이런 테일 리스크까지 벌어질 조짐을 보인 것 또한 한국 경제계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한국 수출의 25%나 받아주는 우리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그러면 이럴 때 한국 경제주체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평범한 얘기 같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전열을 가다듬는 것이다. 어떤 위기에도 능히 버틸 수 있도록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면서 우리만의 독보적인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졌다. 또한 그러려면 정치권도 경제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줘야 하고 노사 관계도 ‘상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분열된 모습을 자꾸 보이면 우리는 중국 변수 앞에 늘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융전문가들은 “이날의 중국발 쇼크는 올 한 해 북방 변수가 얼마나 클지를 가늠케 하는 사전 경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5% 수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이진혁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부문 대표는 “이날 상해종합지수가 7% 가까이 무너져 내린 것은 중국 당국이 손을 쓰지 않을 경우, 시장 상황이 얼마나 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 시장도 이같은 중국 변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이날의 쇼크로 왜 글로벌 전문기관들이 “올해 한국은 무엇보다 중국발 위기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이구동성 언급했는지를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의 경제주체와 정치권, 국민 모두 중국에서 불어오는 새로운 역풍에 대비하기 위해 서로 상생하고 화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발 한국 경제, 한국 금융시장 패닉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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