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G7(주요선진7개국)의 엔저 용인으로 엔화가치 추가 절하의 족쇄가 풀린 이후 13일(뉴욕시각) 월가에서 엔달러 환율이 장중한 때 102엔마저 돌파하면서 환율 전쟁에 대한 경계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해당사국간 공방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등 엔저피해국들의 환율전쟁 가담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관련, 이날 EU(유럽연합)의 경제정책책임자 렌이 “엔저로 인해 전세계 환율전쟁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은 옳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각국의 양적완화는 재정안정과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지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말 G7회의에서 선진국들이 일본 엔저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G7회의에서 침묵했던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인위적인 환율 조작은 안된다. 국제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 엔저에 대한 선진국 간 속내가 다름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 일 양적완화 대열에 이스라엘마저 가담한 것이다. 이에따라 이제 중국의 엔저대응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중국의 4월산업생산이 9.3%증가 했으나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 9.4%를 밑도는 것이어서 우려감을 더해줬다. 4월소매판매는 12.8%증가해 블룸버그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CNBC출연자들은 “중국은 지금 고민이 큰 나라”라고 진단했다. 징얼 위크 JP모건 중국지사장은 “현재 중국의 산업은 이중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산업생산은 예상치를 밑도나 소비지표는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정부의 소비진작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징얼 위크의 분석이다. 징얼 위크는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나라가 안고 있는 딜레마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거품이 사라지고 부동산 시장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바람에 소비는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징얼 위크는 따라서 이런 중국경제의 이중구조로 인한 취약점을 없애기 위해선 중국 정부가 소비진작책을 좀 더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소비진작과 경제부양을 위해, 그리고 엔저피해를 줄이기 위해 양적완화에 가담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가 위축되면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7.5%아래로 떨어질 우려가 있는데다 이것마저 통계조작에 의한 것이라는 글로벌 시장의 인식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론 중국 경제성장률이 5~6%수준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당국이 경기부양책 또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하거나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일본의 엔저정책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