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중국 불안-에너지 추락, 한국 경제에 큰 역풍 안길 것"

▲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한국은행이 새해 첫 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올 2분기엔 금리 인하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1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이날 한국은행은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면서 “이같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 경제의 상황이 이렇게 다급해졌는데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은 것은,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 등 여러 부작용 요인도 함께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HSBC는 한국은행이 결국은 금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고 있다.

HSBC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가을 금리를 동결한 이후 경제지표들이 악화됐다”면서 “산업생산은 이전 2개월 동안 감소한 데 이어 또다시 줄었고 수출 또한 위축됐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의 부진한 성장 추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로 새롭게 하향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2분기에 금리를 인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는 “지난 2015년 12월,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침내 단행됐다”면서 “한국은행은 반복해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한국에 충격을 줄 수 있는(하지만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역반응에 대해서 경고해왔다”면서 “그렇지만 다행히도 이 같은 역반응은 구체화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HSBC는 “다만 한국의 높은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새해 첫 주인 지난 주의 상황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위험이 미국에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부터 유발된다는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켜주었다”고 진단했다.

HSBC는 그러나 “한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위험은 단순히 중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체 글로벌 교역 사이클은 여전히 암울하고 그에 따라 한국의 산업생산과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두 지표 모두 최근 몇 달 동안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원자재 가격은, 한국 경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중공업 부문에 추가적인 역풍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전체 수출을 증가시키기에 절대로 충분치 않았던 3년 동안의 전기전자 섹터 생산 증가는 이제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HSBC는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3% 수준의 성장률을 점치는 등 비교적 건설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HSBC는 2.2%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정도로 보다 조심스럽게 한국 경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2016년도 예산안에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지출 수준이 2015년보다 3% 높게 편성됐지만, 지난해 추경예산이 편성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오직 1.3%만 증가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한국 정부는 모멘텀을 상승시키기 위해 이 같은 예산을 우선하여 편성했지만, 위축된 교역을 완전히 상쇄시키기에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리스트럭처링(급진적 사업 구조조정 전략)과 노동개혁은 올해에 단기적으로 고통을 안겨줄 수 있고, 그에 따라 소비 회복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우리 HSBC 소속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 및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