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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블랙 스완'에 당하지 않으려면?
한국 경제가 '블랙 스완'에 당하지 않으려면?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6.01.1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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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빠른 부채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으로 위기 돌파해야
▲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최근 글로벌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들을 보면 ‘블랙 스완(Black Swan)’이니, ‘테일 리스크(Tail risk)’니, ‘금융 발작’이니 하는 용어들이 새삼 실감난다.

이들 용어는 소위 미국의 양적완화(자산 매입 통한 무제한 돈 풀기 정책) 출구 전략 문제가 본격 불거지던 지난 2013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그야말로 가끔씩 거론되던 것들이다.

‘블랙 스완’이란 극단적이어서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일단 터지면 그 충격과 파장이 엄청난 사건을 말한다. ‘테일 리스크’ 역시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불거지면 자산가치에 치명적인 쇼크를 안겨주는 위험 요소를 일컫는다. ‘금융 발작’이란 말 그대로 특정 이슈로 인해 금융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것을 뜻한다.

이들 용어는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 전략을 마련해오는 과정에서 가끔은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시장에 흘러나왔었다. 돈을 대량 살포하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갑자기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할 경우 전세계적인 금융 쇼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였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제 블랙 스완이니 테일 리스크니 하는 용어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미국 연준이 아주 심사숙고한 끝에 지난해 12월에야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올리는 일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해 들어 상황이 확 달라졌다. 각종 위기 요인이 불거지면서 블랙 스완이니 테일 리스크니, 금융 발작이니 하는 용어를 감히 떠올릴 수 있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성장률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상하이 종합지수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3000선 밑으로 다시 추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미국에선 다우 지수가 오랜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만선을 힘없이 내주더니 이젠 1만5988로 1만6000선마저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일본 상황도 처참하다.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을 비롯한 미국의 대형 투자기관들이 2016년에는 달러-엔 환율이 110~11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할 때만해도 시장에선 ‘과연 그럴까’하는 코웃음이 일었었다. 그러나 그들의 전망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새해 들어 달러-엔 환율이 급속히 떨어지더니 지난 15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116엔대까지 추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환율 시장에선 또 중국 위안화 추락으로 인한 금융 위기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달러-위안 환율이 6.6 위안에 다다른 가운데, 영국의 옴니파트너스는 “앞으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15% 더 추락해 달러-위안 환율이 7~7.5위안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위안화 추락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이 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 전망은 글로벌 시장에 두고두고 우려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JP모건도 뒤질세라 달러-위안 환율이 6.83위안까지 치솟을 경우 달러-엔 환율이 103엔까지 추락할 것이란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유가 흐름도 테일 리스크, 블랙 스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골드만삭스가 “국제 유가가 최악의 경우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을 때만해도 “그렇게 전망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손가락질이 나왔었다.

그러나 지난주 두바이유에 이어 북해산 브렌트유, WTI(미 서부 텍사스산) 유가가 일제히 30달러선 밑으로 추락하자 그제서야 “올 것이 왔다”며 너나없이 유가 전망을 낮추는 경쟁이 이어졌다. 특히 스탠다드차타드와 JP모건 등은 한술 더 떠 유가 전망치를 10달러대로 더욱 끌어내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렇듯 2016년 새해 들어 글로벌 증시, 환율 시장, 상품 시장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블랙 스완, 테일 리스크, 금융 발작이란 용어들이 올해 들어서는 “실제로 현실화 될 수 있는 용어들”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이는 뭘 의미하는가.

지금 세계 금융 및 상품 시장에서는 참으로 위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이론적 전망으로나 가능했던 참혹한 일들이 실제로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아주 큰 변수들이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같은 아주 이례적인 급변동이 새해 들어 불과 1~2주 사이에 모두 발생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를 더욱 섬뜩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가 이같은 블랙 스완, 테일 리스크, 금융 시장 발작이라는 용어까지 들먹이며 글로벌 시장의 격변을 부각시키려는 것은 우리에게 닥쳐온 위기 국면들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가파르고 강도 높게 떠오르고 있음을 다 함께 공유하기 위함이다.

때마침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Fitch)가 “올해 신흥국 최대 위험 요인은 민간 채무 증가”라고 밝힌 데 이어, 글로벌 은행인 UBS도 “올해엔 영국과 신흥국 증시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신흥국에 대한 경계감 표출은 마치 한국 상황을 지칭하는 것 같아 더욱 우리를 긴장케 하고 있다.

최근 한국도 가계 부채가 커다란 위기 요인으로 부각된 상황인데다,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증시자금 이탈도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작금의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이야 말로, 한국이 왜 부채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에 서둘러 나서야 하는지를 가장 잘 가르쳐주고 있는 스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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