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 "해외 성장 부진-유가 추락에 뉴욕증시마저 감염됐다"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유가 추락이 미국의 경제지표와 증시에도 직격탄을 날린 가운데 뉴욕 월가의 시장 전망도 비관적으로 돌변해 주목받고 있다.

18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주까지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가 8% 넘게 추락하고 나스닥 지수가 10%나 폭락하는 등 연초 미국 증시가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자 뉴욕 월가에는 비관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월가의 많은 전문가가 “당분간 증시가 더 큰 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특히 지수를 끌어올릴 요인이 없는 상황이어서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고 진단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RJO 선물의 존 카루소 선임 전략분석가는 “현재 미국증시에서 지난해 8월의 저점마저 깨진 것은 심각하다”며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동안 호조를 보이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나빠진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라며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고 뉴욕 제조업 지표인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산업생산과 기업재고 모두 감소해 4분기 경제성장률(GDP)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펜하이머펀드의 크리슈나 메나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의 경기지표가 말해주는 것은 지난해 4분기에도 미국 경제가 둔화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롱보우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도 “처음 국제유가가 하락했을 때는 나머지 9개 업종에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나머지 9개 업종으로 감염됐고 월가마저도 감염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5일(이하 미국시각) 하루에만 에너지업종 지수는 3.87%나 급락했고 테크놀로지와 금융 업종 지수도 각각 3.13%와 2.55% 추락하며 증시 하락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원자재와 통신 업종 지수도 2.45%와 2.34% 각각 떨어졌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처음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해외의 성장률 둔화에서 출발했다”며 “하지만 이젠 미국의 소매 판매에 이어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번지면서 미국 증시도 붕괴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글라스 코테 수석 전략분석가는 “미국 증시는 지금 다소 과매도 상태로 보이며 15일에만 4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분산투자와 패닉에 빠지지 말 것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명 과도한 반응이지만 국제 유가가 3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에너지 업종은 물론 은행으로까지 불똥이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지만 지난 15일 주가가 각각 2%와 3.6% 하락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그는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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