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환율전쟁 재점화 속 원화가치만 뛰고 경쟁국 통화는 대부분 급락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일본은행의 전격적인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한국의 원화가치만 급절상 되고 한국의 수출 경쟁국인 일본, 중국, 유로존, 미국의 통화가치는 급락하거나 소폭 움직임에 그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전세계 환율 전쟁에 한국만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향후 한국은행을 비롯한 우리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응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29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개된 상황은 한국을 더욱 긴장케 했다. 이날 역시 달러-엔 환율이 가장 주목받았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전일에 비해 급락(뉴욕시장 기준)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21.14엔 선에서 거래가 형성됐다. 이는 전날 뉴욕시장의 달러-엔 환율 118.83엔 보다 수직 상승한 것이다. 또한 앞서 마감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119~121엔 선을 오가며 요동치다 급기야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 이르러서는 121엔선을 다시 회복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말까지 120엔선 위에 있다가 올들어 중국경기 침체 우려와 유가 추락 우려 속에 급속히 하락, 지난주에 116엔 선까지 추락했다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및 환율전쟁 재 점화 속에 다시 지난해 수준을 단숨에 회복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달러가치도 하락하긴 마찬가지였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8.46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전날의 98.49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또한 달러인덱스는 최근 1주일간 1.11%나 급락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오는 3월 추가 부양책을 실시키로 한데 이어 일본은행마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자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도 여의치 않게 됐다는 판단이 이같이 미국 달러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과 일본이 금리를 내리는 상황에서 미국만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미국 증시만 불안해지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또한 급락했다. 1.0830달러로 전날의 1.0946달러보다 확 떨어졌다. 일본은행의 경기 부양책 마련이 3월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 역시 소폭 절상에 머물렀다. 달러-위안 환율이 6.5753위안으로 전일 대비 0.02% 하락하는데 그쳤다. 달러-위안 환율이 살짝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살짝 오르는데 그쳤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일본의 환율전쟁 재 점화로 집중 피해를 입게 된 것은 한국 뿐이다. 앞서 마감된 29일(한국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자그마치 9.4원이나 추락하며 단숨에 1199.1원까지 주저앉았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만 급절상 한 것이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과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제 살리기에 돈을 왕창 풀어대거나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미국도 추가 금리인상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한국 당국의 대응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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