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 7000 무너질 경우 한국 증권사 '끔찍한 일 벌어질 것'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요즘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증시가 호전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중국증시가 더 나빠지면 홍콩 H지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홍콩 H지수가 더 악화되면 한국증권사들이 홍콩 H지수와 연계해 발행한 ELS(주가연계증권) 손실이 더욱 커져 커다란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는 까닭이다.

31일 증권계에 따르면 지금 한국의 증권사들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제발 2500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선 부근까지 떨어지지 않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왜그럴까.

그건 중국증시가 지금보다 훨씬 더 떨어지면 현재 8241선에 있는 홍콩 H 지수가 70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생기고 그 경우 한국 증권사들이 홍콩 H지수와 연계해 발행한 ELS의 손실이 그야말로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는 까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현재 중국증시나 홍콩 H지수가 출렁거릴 때 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그만큼 그들 증시의 움직임에 한국 증권사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한국 증권사들은 그간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나아가 증시 시황도 악화되면서 ELS를 통한 돈벌이에 앞다퉈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ELS가 홍콩 H지수 및 유로 스탁스와 연계해 발행됐다는 게 문제다. 중국증시가 출렁거려 홍콩 H지수마저 흔들리거나, 홍콩 H지수와 유로스탁스가 동조흐름을 보일 경우 손실을 보게 돼 있는 구조로 한국 증권사들의 ELS가 운영되고 있다.

즉 크로스 감마 숏 원리에 의해 유로스탁스와 홍콩 H지수가 엇갈리게 움직이면 돈을 벌고 두 지수가 공조하면 손실을 보게 돼 있는 구조다.

또 하나 홍콩의 H지수가 추락하거나 홍콩의 금리가 치솟을 경우에도 손실이 나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증시가 지난 한달간 20% 이상 폭락하고 홍콩 H지수 마저 더불어 추락하면서 한국 증권사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홍콩 H지수 역시 전고점 대비 30%나 급락한 8241선에서 지난 한주를 마감했다. 그나마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하며 지난주 금요일 2.65%나 올랐기에 이나마 8000선을 지킬 수 있었지 이보다 더 나쁜 상황에서 지난 한주간을 마감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ELS 자체 헷지 물량 규모가 2조원 씩을 넘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이 이같은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자체 헷지 물량은 ELS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증권사가 고스란히 떠 않는 구조로 돼 있다. 지금까지 홍콩 H지수가 추락한 것 만 갖고도 일부 증권사는 수백 억 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중국증시가 지금보다 더 추락하고 이의 영향으로 홍콩 H지수가 더 악화돼 7000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H 지수 5000~7000선 구간에 국내 ELS 손실 물량이 대거 몰려있다”면서 “홍콩 H 지수가 7000선 밑으로 추락하는 순간 국내 증권사들이 입는 피해는 지금보다 10배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항간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면서 “이 경우 홍콩 H지수 역시 7000선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현재로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500선을 유지해 주고 나아가 홍콩 H지수도 7000선 이상을 유지해 줄 것을 국내 증권사들은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29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하면서 같은 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09%나 껑충 뛰고 홍콩 H지수 역시 2.65%나 급등해 8241.36으로 급등해 준 것은 천만 다행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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