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크등급' 강등 위기 부채 230억 달러...'작은 패닉' 연출

중국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크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놓인 부채 규모가 무려 23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이에 중국에서는 벌써 ‘작은 패닉’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신용평가사들이 더 많은 회사채를 투기등급으로 강등시키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소위 '추락한 천사'(fallen angel: 투자적격등급에서 정크등급으로 강등된 채권을 이르는 말)를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S&P(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13개 중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고 1개의 기업만 상향 조정한 상태다. 이는 블룸버그가 자료를 추적한 2006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역외시장에서 ‘BBB-’ 또는 ‘Baa3’(정크등급 바로 한 단계 위)에 거래되고 있는 회사채는 총 226억 달러에 이른다. 홍콩에 위치한 원자재 트레이더 업체 ‘Noble Group’의 2018년 만기 회사채는(채권 수익률 3.625%) 무디스가 지난해 12월 29일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뒤 달러 기준 18센트 하락한 상태다.

슈로더 자산운용 싱가폴 지사의 아시아 지역 신용리서치 총괄 담당자 Raymond Chia는 “중국에서 정크등급으로 강등되는 기업이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면서 “추락한 천사는 확실히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신용등급이 높았던 회사채들이 정크등급으로 강등됐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지역에서 채권 발행량이 가장 많은(3730억달러) 중국 기업들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채권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부호 Wang Jianlin이 운영하고 있는 Dalian Wanda Commercial Properties의 2024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 프리미엄은 7.25%인데, S&P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지난 1월 22일 회사채 등급을 BBB- 로 강등시키자 수익률 프리미엄이 48bps나 뛰었다. 한편 이 기업은 올해 판매 전망을 32% 하향 조정했다.

또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주, 잠재적으로 약한 금융 레버리지 수준 및 이자상환 비율로 인해 Sino-Ocean Land Holdings의 전망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S&P 홍콩지사의 Christopher Lee 상무이사는 “중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다”면서 “초과 생산력, 그리고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많은 섹터들이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고 부채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중국 인민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최소 계약금 수준을 기존 25%에서 20%로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에게 있어서 부동산 시장은 매우 중요한데, 중국 정부는 2014년 이후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총  6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무디스로부터 Baa3 등급을 받은 기업 두 개의 국영기업은 Greenland Holdings와 China National Gold Group이다. 무디스는 현재 20개의 중국 기업들을 Baa3 등급에 위치시켜 놓고 있다. 이들 가운데 20%는 정크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는 지난 2014년의 5%와 비교되는 수치다.

호주뉴질랜드은행의 신용 애널리스트 Owen Gallimore는 “올해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주된 위험은 추락한 천사이다”며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것은 신용평가사들의 극적인 평가 조정이 현 시점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지금 작은 패닉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S&P 홍콩지사의 Clara Lau는 “2015년 중국 기업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사례 중 40%가 4분기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당사가 중국의 경제 성장이 계속해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이 같은 강등 추세도 지속될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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