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추락-중국 부진이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효과 소멸 시켜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효과가 급속도로 소멸되고 있다. 적어도 외환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그렇다. 2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엔 환율이 120엔 선 아래로 추락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폭락, WTI(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장중에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추락하고 중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가속화 하자 엔화가치가 다시 강세흐름을 타고 있다.

이로써 지난달 29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121엔대까지 솟구쳤던 달러-엔 환율이 다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기 이전까지 두드러졌던 ‘중국 경제 부진-유가 추락 속 엔화가치 및 유로화가치 강세 흐름’이 다시 연출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유가 재추락이 외환시장에서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도입 효과를 소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20.04엔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19엔선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는 2거래일 전의 121.14엔은 물론 전일의 121.02엔 보다 더욱 떨어진 것이다. 엔화환율이 다시 계단식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도 1.0917달러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2거래일 전 1.0830달러에서 전날엔 1.0892달러로 오르더니 이날엔 1.09달러 선 까지 상향 돌파했다.

반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91로 전일 대비 0.10% 하락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전 유가 추락 및 중국 경제 불안 때 마다 나타났던 ‘유로 및 엔화가치 강세 vs 미 달러 약세’ 흐름이 시장에 다시 나타났다는 얘기다.

유가가 추락하고 중국 경제가 어려워질 때 마다 글로벌 안전통화에 해당하는 엔화와 유로화에 매수세가 몰리는 반면 추가 금리인상이 어려워지는 달러가치는 하락하곤 했던 현상이 이달 들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다시 말해 유가 추락과 중국경제 부진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효과를 급속도로 소멸시켜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욱이 OPEC(석유수출국기구) 주요 회원국이 '6월 이전 원유감산 협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유가가 더 출렁일 경우 달러-엔 환율이 얼마나 더 요동칠 것인가도 관전포인트로 떠 오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라는 임시 극약처방은 엔화환율 상승을 오래 지속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캄푸르 주사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