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카플란이 달러 폭락 자극...엔화환율 116엔 선, 유로 1.12달러 도달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 시장에서 미국 달러, 유로화, 엔화가치가 또 요동쳤다. 특히 미국의 경기 재 둔화 우려가 급격히 부각되면서 ‘미 달러 추락 vs 엔화 및 유로화가치 급등’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증시보다 외환시장 동향이 더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각국 환율이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가치가 전일에 이어 또다시 수직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6.51로 전일 대비 0.82% 더 추락했다. 그러면서 약 100일 만에 달러인덱스가 다시 96선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12월의 미국 금리인상 효과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적어도 달러가치 움직임만 놓고 보면 더욱 그렇다.

달러 가치 급락은 전일에 이어 연속된 것이다. 전날에도 달러인덱스는 하루에만 무려 1.73%나 폭락했었다.

이처럼 미국 달러가치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미국 경기가 다시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데 따른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제조업 수주가 부진했고 12월 공장 주문은 전월 대비 2.9%나 줄면서 1년 만에 최대 폭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또한 미국 경기 둔화 흐름은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전날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관련 비둘기적 발언을 쏟아내더니 이날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 이후 금융시장이 크게 악화됐고 이는 잠재적으로 미국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있다”면서 “이에 미국 연준도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들리에 이어 카플란 마저도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추가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4회에서 3회로 줄인다”고 전했다.

그러자 미국 달러가치가 연일 추락했다.

미국 달러가치 추락은 곧바로 달러 대비 엔화가치와 유로화가치를 솟구치게 만들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16.76엔까지 폭락했다. 달러 엔 환율은 뉴욕시장 기준 이틀 전 121.04엔에서 전날엔 117.84엔으로 급락하더니 이날엔 급기야 116엔 선까지 더욱 추락했다. 그야말로 수직하락이다. 달러-엔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로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마이너스 금리 제도를 전격 도입했음에도 달러-엔 환율이 속절없이 추락하자 “필요시 마이너스 금리폭을 확대하겠다.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자산 매입에도 한계가 없다”며 엔화환율 추락 저지에 나섰으나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미국 달러가치 추락은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까지 확 끌어 올리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가 급기야 1.1200달로 1.12달러 선마저 점령해 버렸다. 이는 이틀 전 1.0917달러, 전날의 1.1102 달러에서 연일 수직 상승하고 있는 흐름이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연설에 나섰으나 “인플레이션 관리가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고만 말했을 뿐 더 이상의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이 또한 유로화가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 의사 결정권자 중 하나인 독일의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도 “유가가 변동성을 보인다고 해서 유럽중앙은행이 흔들려선 안된다”며 추가 부양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또다시 분명히 했다. 이 또한 유로강세를 부추겼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원-달러 환율은 무려 17원이나 추락했다. 미국 달러가치 폭락 영향이다. 그런데 미국 달러가치가 또다시 추락하면서 5일 원-달러 환율이 또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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