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회피 심화에 채권시장 양극화 심화...국채 뛰고 정크본드 추락

최근 글로벌 경제 둔화와 유럽 은행 위기, 각국 주가 동반 추락 속에 채권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예외인 채권도 있다. 바로 정크본드다.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투기등급의 정크본드를 회피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정크본드 또한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1일(미국-유럽시각)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저유가 심화와 주요 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 확대, 유럽 은행 위기, 주요국 주식가격 추락 등이 위험자산 대신 금과 선진국 국채,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더욱 키우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다 보니 채권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피하고 있다”고 진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진단인즉 이렇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단순히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위험 증권에서만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정크본드 가격도 새해 시작 이후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미국 정크본드의 경우 지난 2008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로 접어들었을 당시의 가격 하락폭을 넘어서고 있다.

이와관련, 바클레이즈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고수익 고위험 채권) 가격은 연초 이후 4% 넘게 하락했고 유럽 하이일드 채권 가격도 3.7% 떨어졌다”고 전했다.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Lipper도 “지난해 11월 중반 이후, 투자자들은 미국 정크본드에서 200억 달러 넘게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애널리스트들은 “투기등급을 측정하는 지표가 정크본드에 경고신호를 보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무디스는 투기등급을 받은 기업들을 연초 대비 3분의 1 증가시킨 채로 남겨두고 있다. 아울러 이들 중 많은 기업의 채권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무디스의 애널리스트인 Julia Chursin은 “신용평가 등급이 낮은 기업들에 점차 증가하고 있는 유동성 압박과 지속되는 스프레드 확대, 그리고 원자재 섹터가 겪는 스트레스는 2016년 말까지 디폴트 비율이 4.41%로 높아질 것이라는 당사의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저 신용등급의 정크본드에 투자한 사람들은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부터 대부분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CCC 등급, 또는 C와 D 등급의 범유럽 하이일드 채권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각각 7.96%, 10.76% 폭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CCC 등급의 채권 가격은 14.5% 붕락했고 C와 D 등급의 채권 가격은 29.06%나 무너져 내렸다”고 FT는 덧붙였다.

바클레이즈는 “세 섹터(담배, 소매, 건강보험)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하이일드 섹터의 가치는 연초 이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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