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올해는 마이너스 금리가 대세...역효과도 속출해 눈길"

글로벌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엔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금융시장에 되레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또한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향하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이 국채 투자를 선호하는 것은 국채 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란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일(이하 미국-유럽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행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날엔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Riksbank)가 레포(repo)금리를 –0.5%로 인하하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했고 미국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도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자 금융 회사들이 예대마진의 수단을 잃은 채 직격탄을 맞고 있고 6조 달러가 넘는 국채의 금리(수익률)가 제로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일부 중앙은행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제로금리 정책(ZIRP)을 넘어 마이너스 금리정책(NIRP)으로 향하고 있다. 스위스와 덴마크 중앙은행은 최근 몇 년 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주도해온 데 반해, 스웨덴 중앙은행은 11일에야 레포금리를 –0.5%로 인하하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은 최근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돌입했는데, 초과준비금에 대해 –0.1%의 금리를 적용하며 제로 수준 이하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시도를 이제 막 시작했다는 기대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는 향후 몇 달 내로 현재의 –0.3%에서 추가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중앙은행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인하하는 이유는 추락하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다.

그간의 채권시장 상황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전세계 금리가 하락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이사회와 영국 영란은행(BOE)이 주도하는 양적완화 정책에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편승하며 엄청난 양의 국채를 매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설정한 목표치를 계속해서 밑돌고 있고, 원자재 가격 폭락과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러한 추세는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효과는 복잡성을 더해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폭은 이론상으로만 보면, 한계가 없긴 하다. 다만 일본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에 있어 자국 통화가치 강세로 인해 마이너스 금리 효과가 상실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통화의 가치를 절하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전망을 부양할 수 있지만, 유로와 엔화의 흐름에선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일본과 유로존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그 뿐 아니다. 마이너스 금리의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을 살리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는데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 제도가 은행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주가까지 추락시키는 엉뚱한 결과가 유발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환경은 은행의 수익에 나쁜 소식이며, 일본과 유럽, 그리고 미국에서는 주가와 은행의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노리는 것과 정 반대되는 결과다.

마이너스 예금금리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정책을 보완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은행들로 하여금 예대마진 감소로 인한 손실을 보충해줄 더 위험한 대출 기회와 자산을 추구하도록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구축 효과(portfolio rebalancing effect)는 이론상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에게 자금을 조달해주고, 위험한 국채와 회사채에 대한 조달금리를 낮춰줌으로써 성장률을 부양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부작용도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FT는 “현재 6조 달러에 달하는 일부 일본 국채와 유럽 국가들이 발행한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일본 국채의 3분의 2 가량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0.16%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주식과 회사채를 매도하고 있고, 아직까지 플러스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에만 미국과 영국 채권 가격이 극적인 랠리를 이어가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로,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3%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FT는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금리의 국채를 매입하는 이유와 관련해선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대단한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에 속한다”면서도 “마이너스 금리의 국채를 매입해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손실이 확정되지만, 중앙은행이 제로 이하의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트레이더는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더 높은 가격에, 그리고 더 낮은 수익률로 매도함으로써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국채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