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들리, 마이너스 금리 도입 우려 제동...유가 폭등 겹치며 금융주 '기사회생'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국제 유가 폭등과 함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기상조” 발언까지 가세하며 미국 금융주의 주가가 전날까지의 폭락세를 뒤로 하고 모처럼 수직 상승했다.

12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 따르면 이날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은 주가는 금융주였다. 금융주의 주가가 예상 밖의 폭등세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주요 종목별로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주가가 7.08% 껑충 뛴 것을 비롯, 씨티그룹(7.32%) 웰스파고(+4.76%) JP모건체이스(+8.33%) 등의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게다가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주가도 3.87%나 올랐다.

전날 까지만 해도 금융주 주가는 기진맥진이었다. 전날엔 국제 유가가 13년 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26달러선(미국산 WTI 기준)까지 추락한 가운데, 원유 업체에 대출을 많이 해준 유럽과 미국계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크게 부각됐었고 덩달아 글로벌 금융주의 주가도 급락 흐름을 지속했었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WTI(미 서부 텍사스산) 유가가 12% 이상,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10% 이상 각각 폭등하면서 유가 추락으로 인한 금융주 불안 현상도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 뿐 아니다. 이날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금융주에 구세주로 등장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뉴욕 연방은행 가계부채 및 신용 관련 보고에서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여부는 아직 시기상조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 부문을 비롯한 미국 경제의 핵심 섹터는 여전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제, “미국은 지금 금융위기 전보다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능력도 더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미국 경제는 지금 어떠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회복력이 있고, 금융 시스템 또한 과거 금융위기 이전보다 확실히 더 강해진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만 해도, 나 역시 국제유가가 이토록 커다란 변동성을 보일 줄은 몰랐다”면서 “마이너스 금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미국 금융주의 주가는 일제히 추락했었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경우, 은행의 예대마진 여건이 사라지면서 은행들에겐 치명타를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옐런 또한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채택해서 우리도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할 뿐 당장 도입할 의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었다. 아울러 옐런이 우려했던 것은 유가의 큰 변동성이었던 만큼 유가만 반등해주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도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장은 여겼었다. 그런데 이날 유가가 폭등하고 윌리엄 더들리까지 나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시기상조다”고 강조하면서 미국 금융주의 주가가 하루 만에 폭등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앞서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6.76%), 웰스파고(-1.91%), JP모건체이스(-4.23%) 등의 주가가 일제히 추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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