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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국·일본·미국·한국 금융시장, 모두 '아슬아슬'...참상은?
유럽·중국·일본·미국·한국 금융시장, 모두 '아슬아슬'...참상은?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6.02.14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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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2008년 위기 재발 우려 확산...한국도 '비상 상황'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1)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유가 추락 이슈는 도이치뱅크 사태에 비하면 얘깃거리도 못된다. 도이치뱅크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은 2008년 금융위기의 재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예측불허’의 상황을 맞고 있다(글로벌 전문가들)

#2) 중국의 금융 시스템 위기도 심각하다. 부실 대출로 인한 중국 은행권의 손실이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보다 4배나 넘어설 수 있다. 중국 은행의 손실이 10%만 반영돼도 중국 증시에서 3.5조 달러가 증발할 가능성이 있고, 인민은행은 중국 은행권의 자본 확충을 위해 10조 달러 이상을 찍어내야 할 것이다(美 헤지 펀드 전문가 카일 배스)

#3) 지난해 이후 글로벌 교역 성장이 중단되면서 지금 사업 환경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AP 몰더 머스크의 닐스 앤더슨 CEO)

#4) 2016년엔 마이너스 금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며 이 경우 금융회사의 경영도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현재 일본의 경우 국채의 3분의 2가 이미 마이너스 금리 상태로 추락해 있다(파이낸셜타임스)

#5) 홍콩 H지수가 8000선 밑으로 추락하면서 한국 ELS(주가연계증권)도 이미 대규모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홍콩 H지수가 7000선 아래로 추락하면 그 파장은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질 것이다. 그러면 한국 상당수 대형증권사들은 겉잡을 수 없는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한국 파생상품 전문가)

#6)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심해질 경우 미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과 경기 불안이 지속될 경우 미국도 금리 인상을 늦출 수밖에 없다. 미국 역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마이너스 금리도 검토는 하고 있다(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위에 나열한 것들은 최근 2~3일 사이 주요 외신이나 글로벌 주요 금융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불거진 이슈들이다. 모두가 섬뜩하다. 중국에 이어 독일 은행발 글로벌 금융 시스템 위기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금융 업계는 물론 해운 업계에서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이 연상된다는 진단들이 동시다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홍콩 H지수가 더 추락해 7000선 밑으로 붕괴되면 ELS에 투자한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 금융시장이 위기 국면에 빠져들자 이제 미국마저 겁먹는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상황을 보면 어느 하나 우리를 안심케 하는 곳이 없다. 믿을 구석이 없다.

먼저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유럽 은행 위기부터 상세히 짚어보다. 처음에는 코코본드 이자 지급 문제와 유가 추락으로 인한 에너지 기업 대출 부실이 문제가 됐다. 유럽계 은행이 원자재 기업과 관련돼 노출된 자산은 27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도이치뱅크가 신용파생상품에서 당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고 독일 은행의 위기는 이탈리아, 프랑스 은행으로까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현재 도이치뱅크의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감조차 잡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유로존 은행 신용경색과 관련해 나돌고 있는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이자율 스왑을 비롯한 파생상품 규모가 자그마치 55조 유로를 넘을 것이란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중국 금융 시스템 위기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헤이먼 캐피탈 매니지먼트 창립자로 헤지펀드 업계에서 잘 알려진 카일 배스의 진단을 보면 중국 금융 시스템 위기는 실로 아슬아슬하다. 카일 배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신용위기는 단기적 한계에 도달해 있다. 중국의 경우 경기가 추락하면서 부실대출이 늘고 있다. 그런데 은행들은 대출 손실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출을 유동화 한, 이른바 부외대출을 활용한 자산관리에도 실패한 것이 은행 대차대조표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은행들은 부실을 숨기기 위해 신탁상품 등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은행권이 10%의 자산 손실만 유발시켜도 주가가 3.5조 달러 증발할 것이며,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10조 달러를 찍어내야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중국의 은행 시스템 위기는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이 전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는 금융 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덴마크 ‘AP 몰더 머스크’의 닐슨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글로벌 교역 성장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순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현재의 사업 환경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더 어려워졌다”고 실토했다. 그는 “지금 국제유가는 2008~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원유 선적률 또한 크게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확대하는 것도 은행권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FT는 “최근 일부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선 추가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마이너스 금리에 접어든 국채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은행의 설 땅이 없어지고 있다. FT에 의하면 현재 6조 달러에 이르는 일본 국채 중 3분의 2가 마이너스 금리 상태로 추락해 있고 유럽국가가 발행한 국채금리 역시 마이너스로 속속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와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각각 1.6%와 1.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국고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 행진에 동참한 상태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는 나라가 늘고 저유가 심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확산, 세계 증시 추락이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국채를 선호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은행은 이제 예대마진을 노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은행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미국-유럽 은행주의 주가가 대폭 추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이 모두 흔들리자 미국 금융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주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미국 연준 또한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춰야 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이토록 변동성이 커질 줄은 나도 예측하지 못했었다”면서 “미 연준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미국 월가 일각에선 “미국 연준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실수였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시장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곳은 또 있다. 바로 한국이다. 한국도 금융 시스템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주 홍콩 H지수는 이미 8000선이 무너져 7505.37까지 추락했다.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홍콩 H지수마저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나아가 이는 홍콩 H지수를 기반으로 발행한 한국 ELS 상품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벌써 ELS 손실 규모가 4조원 이상에 이르는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H증권의 파생담당 임원은 “홍콩 H지수가 7000선 아래로 떨어지면 한국 증권사들이 입게 될 ELS 관련 손실은 지금보다 10배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개성공단 완전 철수 후 금융시장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돈을 빼내가는 외국인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 이슈에만 몰입한 나머지 우리에게 필요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이나 신 성장 대책 마련에 소홀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맞은 것도 한국에겐 염려스런 대목이다. 금융당국이나 금융회사 종사자, 아니 모든 경제주체가 모두 바짝 긴장하며 차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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