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해외기관 "축적된 악재 쏟아낼 것" vs 중국 측 "양회 주목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이번 주 아시아에선 중국 증시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그간 중국 증시는 긴 춘절 연휴로 인해 무려 열흘간이나 휴장했다가 열리는 까닭이다. 특히 중국 증시가 길게 쉬는 동안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와 유럽-미국 시장이 모두 크게 출렁인 터여서 중국 증시는 소나기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번 주에 그간의 축적된 악재를 한꺼번에 노출시킬지 아니면 운 좋게 소나기를 피한 채 나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증권계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5일 2763.49를 기록한 상황에서 중국 증시는 6일부터 열흘간이나 푹 쉬었다.
아울러 중국 증시가 길게 쉬는 동안 일본 니케이 225지수가 1년 4개월 만에 1만 5000선이 붕괴되고, 엔화가치가 지난 2주일간 7%나 폭등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확대된 탓이다.
여기에 유럽에서는 은행주 위기가 크게 부각됐고 미국에서도 마이너스 금리 논란이 야기될 정도로 시장이 매우 불규칙한 움직임을 반복했다.
하지만 정작 세계 경제 침체의 빌미를 제공한 중국 증시는 오랜기간 쉬는 바람에 이런 커다란 충격들을 모두 피해갈 수 있었다.
문제는 이번 주 중국 증시다. 우선 중국에서는 당장 15일(월)부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킬 재료를 쏟아낸다. 이날 중국 경기를 다시 가늠할 수 있는 1월 무역수지와 1월 신규대출 동향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들 지표마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불거지고 글로벌 증시에 또다시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표가 개선될 경우 중국발 불안감을 잠재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18일(목)에도 1월 소비지물가(CPI)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이번 주엔 중국 관련 경제지표를 계속 주시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춘절 이후 중국 증시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글로벌 일부 투자기관은 이번 주 중국 증시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노무라 증권은 “중국 증시가 길게 쉬는 동안 글로벌 시장에선 온갖 악재가 출현된 만큼, 중국 증시도 그간 하락 에너지를 축적해 왔을 수 있다”며 “중국 증시는 이번 주 초에 그간 축적했던 하락 에너지를 한꺼번에 반영할 수 있고 그 경우 ‘차이나 쇼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 내부의 분위기는 다르다. 특히 한국경제 TV가 소개한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따퉁증권의 왕퉈사는 “오는 3월 초 중국의 '양회'가 예정되어 있고 여기서는 매년 중국의 산업정책이 공개된다”면서 “춘절 이후 중국 증시는 상반기 내내 좋은 시기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양회 기간 중엔 신흥산업과 소형주 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13차5개년 계획상의 건강과 현대 서비스 산업 등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도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왕퉈사는 진단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위안화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일부 외신은 “중국 부자들은 지금 위안화 추락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외로 돈을 빼돌리고 있다”고 전할 정도다.
그러자 저우샤오찬 인민은행장은 “일부 투기 세력의 위안화 흔들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중국 경제는 지금 정상 궤도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위안화 지속 절하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하는 등 중국 금융시장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는 중국 시장이 아직도 변동성의 중심에 서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위안화 매입이나 중국 증시에 투자할 때는 계속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안화 추가 절하 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또 한차례 흔들릴 수도 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