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연준·OECD, 또다시 중국발 경제 위험 경고...귀담아 들어야

▲ 사진 출처='TV조선 뉴스쇼 판' 캡처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중국 금융시장이 잠시 조용하다. 중국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인민은행은 시장에 돈을 마구 풀고 있고, 지난주엔 중국 증시를 상징하는 상하이종합지수가 2860.02로 최악의 위기에서는 벗어나는 듯한 수준에서 움직였다. 시장에선 한때 상하이종합지수가 2500선만 깨지지 않기를 고대했었다. 위안화 환율도 소폭의 범위에서만 오르내렸다. 게다가 3월 초에는 향후 중국 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해줄 ‘양회’까지 예정돼 있다.

이제 중국발 위기는 잠잠해진 것일까.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것일까. 과연 그런 것일까. 하지만 중국 상황에 안도하긴 아직 이르다는 진단이 속속 나와 우리를 계속 긴장케 하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블룸버그 처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충만한 만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없을 것”으로 예견하는 진단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글로벌 핵심 중앙은행들은 지난주 일제히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걱정하는 분석을 쏟아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주 ECB(유럽중앙은행)와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나란히 올 1월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 두 기관의 의사록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중국에 관한 걱정이다.

ECB는 의사록에서 “지난해 12월 통화정책 회의 이후 유로존 경제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중국발 위협이 크다”고 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의외로 혼란스럽다”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경우 유로존 경제도 안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도 1월 FOMC 의사록에서 “최근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됐고, 그로 인해 미국의 경제 상황도 불투명해졌다”고 했다. “국제 유가 불안과 물가 부진, 그리고 중국 침체 우려 및 글로벌 금융시장 부진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금리를 섣불리 더 올리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글로벌 양대 선진국 중앙은행인 연준과 ECB가 나란히 중국발 리스크를 크게 부각시킨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소위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대(對) 중국 진단도 맥을 같이 한다. OECD도 지난주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0%로 낮췄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 침체가 전세계 리스크 확대 요인으로 불거졌다고 밝혔다.

중국 통화인 위안화 관련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저우샤오찬 인민은행장은 “중국은 어떤 투기세력의 도전에도 이겨낼 수 있다”며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자신이 있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소개한 골드만삭스의 진단은 달랐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위안화 가치는 올해 안에 3.4% 더 절하될 것”이라며 “1% 평가 절하될 때마다 1000억 달러씩의 돈이 중국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일본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애널리스트인 케빈 라이도 “위안화 가치 평가 절하가 아직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잘 알려진 대로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다. 그러면서 세계 ‘빅2’ 수출시장이다. 지난 1월 한국의 수출이 18%나 줄고 일본의 수출이 12%나 감소한 것도 중국이 나빠지면서 일어난 일들이다.

게다가 그간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평가 절하될 때마다 중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곤 했다. 한국 증시와 원화환율도 중국이 위기에 닥칠 때마다 함께 출렁이곤 했다.

그토록 중국은 한국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최근 중국 시장 상황이 좀 잠잠해졌다고 해서 우리가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주 OECD가 세계 경제 전망을 수정하면서 “중국을 비롯한 일부 신흥시장의 환율 변동성이 앞으로도 커질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전세계 리스크 요인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G20에 대해서는 “관련 대비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정책 당국도 이같은 권고를 귀담아 들어가며 경제의 체력을 강화하는 일에 국가적인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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