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장 발언에 영국 한쪽은 '침통' vs 한쪽은 '환호'

22일(현지시각) 영국 이슈와 관련해서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 발언에 따른 영국 파운드화 가치 추락을 집중적으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파운드화 추락을 유발시킨 보리스 존슨이 영국에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안겨줄 것이란 진단도 제시해 주목받았다. 심지어 보리스 때문에 영국은 금리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진단까지 쏟아지고 있다.

FT는 이날 “유명한 영국의 정치인인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이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를 뒤흔들어 놓았다”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런던시장이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지지하기로 결정하자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2% 가량 폭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FT에 따르면 이는 엄청나게 큰 하락폭이다. 지난해 8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시기에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하루 동안 1.33% 하락했었다. 2010년 5월, 국민총선거가 실시될 당시에는 1.35% 추락했었다. 그리고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선거 당시에는 1.16% 떨어졌는데 이같은 하락폭 만으로도 은행들이 트레이더들을 보호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문제가 됐었다. 따라서 이날 발생한 영국 파운드화의 낙폭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FT는 “이는 새로운 사건은 아니다”고 단정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것이라는 위험은 몇 주간 영국 파운드화에 부담을 줘 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그의 EU 동료들이 합의를 맺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운드화는 지지되지 못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히려 보리스(Boris) 효과가 불씨에 부채질한 꼴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FT의 진단이다.

FT는 “보리스 존슨 발언과 파운드화 추락에 트레이더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현재 급격한 움직임으로부터 헤지하는 비용을 반영하는 파운드화의 6개월 내재 변동성 측정도구는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6개월 내재 변동성은, 6월에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에 관한 국민총선거 이후의 시기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한편 현재 6개월 내재 변동성은 2년 만에 최고인 12%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가장 최근의 국민총선거 시기나 스코틀랜드 독립 선거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시장에는 15~20%로 예상되는 영국의 EU 탈퇴 시, 파운드화가 얼마나 충격을 받을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면 이날 영국 증시는 전혀 충격 받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증시는 껑충 올랐다. 영국 국채 역시 큰 타격을 입었지만 파운드화 만큼은 아니었다. 가장 큰 타격은 영국 파운드화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 UBS는 “통화야말로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이다”고 진단했다.

FT에 의하면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 잠재적으로 영국의 경제 성장이 받을 충격은, 영국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를 예상보다 장기간 동결시키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만약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이 크다면,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쏟아지고 있다. 또한 영국은 일정 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러한 상황은 영국이 그들의 통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을 지속적으로 유입시켜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투자자들이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 판단하는 동안에 나타날 상품 및 서비스의 교역 둔화, 또는 외국인직접투자의 감소는 영국 파운드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채권에 미칠 영향은 복잡하다. 한편으로 브렉시트는 영국 자산들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브렉시트는 안전자산을 추구하게 만드는 요소인 만큼 영국 국채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기기도 한다.

유로화가 아니라 파운드화가 큰 충격을 받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영국이 탈퇴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EU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시 가장 충격이 예상되는 곳은 영국이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의 경우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지만 영국 파운드화는 올 한해 동안 저점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FT는 “파운드화의 폭락으로 인해 통화 가치가 변동성을 보이게 되면 대개 스트레스 신호로 여겨진다”면서도 “하지만 수출업자들에게는 희소식(이에 따라 증시는 랠리한 것임)이고 잠재적으로 영국 중앙은행에게도 축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파운드화 가치의 약세는 부진한 인플레이션을 지지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리스 런던 시장은 다수의 중앙은행들이 실패한 사안에 있어서는 성공적인 요소를 안겨주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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