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원엔환율이 마침내 1100원을 넘어섰다. 2년 4개월 만이다.

한국 수출품의 일본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원엔환율 상승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의도한 환율 전쟁의 실패를 뜻한다. 또한 증권가 일각에서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명분도 소멸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24일 1달러당 1234.4원에 마감됐다. 전날보다 3.3원 상승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오후 3시55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11.86 엔으로 전날보다 0.2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원엔환율은 100엔당 1103.52 원으로 뛰어올랐다. 이날 외국환 중개기관들이 고시한 매매기준율은 1098.25 원이었다.

원화환율은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승세를 거듭하다 외환당국의 경고에 의해 상승세에 속도조절을 하는 상태다. 반면 엔화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통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환율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것이다.

원엔환율이 11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3년 10월10일 1101.02 원을 기록한 이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원화환율의 상승은 증시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인하를 통한 환율전쟁’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오히려 엔화가 절상되고 있다.

더욱이 이날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5%로 사상 최저인 데 편승해 가계부채가 더욱 급속도로 늘어 1200조원을 넘어섰다. 더 이상의 대출을 조장하는 정책에 경고가 주어진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엔화가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깎겠다는데도 원화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현실에서 구조 개혁을 강조한 것이다. 원화가치를 스스로 깎는 것이 해답이 아니라는 의미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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