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달러 강세 부작용" 언급...S&P는 '일본 부양책'에 직격탄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미국이 엔화환율을 집중 견제라도 하는 것일까. 달러-엔 환율이 113엔대를 중심으로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겠다”고 연일 외쳐대지만 달러-엔 환율은 반등할 듯 하다가 다시 주저앉곤 한다. 이것이 최근 흐름이다.

2일(미국시각) 뉴욕시장에서도 그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달러가치 초강세 저지에 나선 가운데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은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다시 절상됐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가치는 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하락했다. 이날 미국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ADP 측도 미국의 2월 민간 고용이 21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18만5000명)을 훌쩍 웃돌았다고 전했다. 이는 분명 달러 강세 요인이다.

그러나 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8.22로 전일의 98.34보다 하락했다. 연준의 경기진단 자료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내용이 등장 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가능케 한 것이 달러가치를 떨어뜨렸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연준의 달러 강세 저지 움직임 또한 두드러진 하루였다.

이날 연준은 “미국의 달러가치 강세가 수출과 제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달러 초강세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비쳐졌다.

아울러 전날 미국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도 “미국 연준이 달러 초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그 뿐 아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중 하나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달러-엔 환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S&P는 “현 시점에서 일본은행이 그 어떤 부양책을 내놓더라도 이는 일본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효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S&P의 이같은 지적은 최근 구로다 총재가 틈만 나면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시키겠다”고 발언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어찌됐던 이런 복잡한 흐름 속에서 이날 미국 달러가치는 여러 강세요인을 뒤로하고 약세로 전환됐다.

반면 미국 달러가치를 결정하는 6대 통화중 하나인 일본 엔화가치는 이날 다시 절상됐다. 달러-엔 환율이 다시 하락한 것이다. 달러-엔 환율(뉴욕시장 기준)은 이틀전 까지만 해도 112.7엔 선에 있었다. 그러다가 전날엔 113.92엔으로 뛰었다. 엔화가치가 갑자기 큰 폭의 약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또다시 달러-엔 환율은 113.43엔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112~114엔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추락하려 하면 일본은행이 나서고 달러-엔 환율이 급반등하려고 하면 미국쪽의 반응이 심각해지는 현상까지 엿보이고 있다.

미국 연준이 달러 강세 저지에 나서고 미국의 입김을 많이 받는 S&P가 환율 전쟁을 시도하려는 일본은행을 향해 경고장을 날린 것은 음미해 봐야 할 대목들이다.

이날 영국 파운드화가치가 모처럼 1.40달러 선 위로 급등한 것도 엔화가치 강세와 함께 달러 가치 약세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보리스 런던시장이 “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한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치는 급격히 추락하며 1.40달러 선을 힘없이 내줬다가 이날에야 모처럼 1.4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날엔 1.4077달러까지 반등했다. 전날엔 1.39달러 후반에 머물렀었다.

유로화가치는 이날에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최근 연일 하락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주 열릴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강력한 부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날에도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1.0865달러를 기록하며 전날 보다 소폭 더 하락했다. 전날엔 1.0872달러를 기록했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0.16% 절하시키며 위안화 기준 환율이 한 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런 흐름들이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및 원-엔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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