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신규취업자 급증에도 임금 줄자 '달러가치 약세' 지속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2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급증에도 불구하고 달러가치가 떨어졌다. 고용은 늘었으나 취업자들의 임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 달러가치는 사흘 연속 추락, 향후 원-달러 환율 동향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7.38선에서 형성됐다. 이는 전날의 97.63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사흘 연속 추락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14.18엔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날의 113.63엔 보다 높아진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달러-엔 환율이 올해의 바닥인 111엔대보다 상당 수준 반등하자 “마이너스 금리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런데도 이날 뉴욕 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 보다 상승했다.

미 달러 가치가 연일 추락하자 달러의 핵심 상대 통화인 유로화가치는 연일 치솟았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1.0991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의 1.0962달러보다 높아진 것이다.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전날에도 급등하더니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최대 이슈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2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였다. 고용 지표의 겉모습은 화려했다. 겉모습만 보면 달러 강세 요인이었다. 실업률이 4.9%로 전월과 같았고 2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무려 24만2000명에 달했다. 이는 마켓워치 전망치 19만5000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2월 근로자들의 임금 감소가 문제였다.

2월 취업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5.35달러로 전월 보다 0.1%(3센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2% 증가에 미달하는 것으로 임금이 줄어든 것은 2014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년 대비 임금 증가율 역시 2.5%에서 2.2%로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지난 달 저임금 근로자의 취업이 크게 늘어난 것이 임금 감소를 초래한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BNP 파리바의 뉴욕 주재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분석가는 “고용 증대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밑도는 임금 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증시는 떨어지고 달러가치는 강세를 보이다가 곧바로 임금 감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서고 달러가치는 하락세로 전환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지난 4일(한국시각)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이제 1203.4원 수준까지 추락했다. 1230원대에 있던 원-달러 환율이 사흘연속 추락하면서 이제 1200원선 초반까지 미끄러져 내렸다. 원화가치 초강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크게 매집하고 있는데다 원화의 상대 통화인 미국 달러 가치는 계속 추락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가 또 떨어져 향후 원-달러 환율 추가 흐름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하단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란 진단까지 내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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