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화환율 상승에 불만 표현 후 국제유가와의 동반 등락 깨졌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제유가가 40달러 가까이 올랐는데도 엔화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엔화환율과 국제유가가 동반 등락하는 오래된 추세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특히 미국에서 일본의 환율조작에 대한 의심을 바짝 드러낸 상황에서 주목되는 움직임이다.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7일 오후 3시58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13.69 엔으로 전주말보다 0.04% 하락했다. 변동 폭은 크지 않지만 국제 유가가 큰 폭 오르는 가운데 약보합세여서 주목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가 오후 3시32분 현재 배럴당 39.45 달러로 전주말보다 1.89% 올라 4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산 원유는 36.63 달러로 1.98% 올랐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엔화환율의 동반 상승요인이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각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가라앉는다. 또한 유가 상승의 배경에는 경제 전망이 호전돼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엔화와 같은 안전통화에 대한 선호도가 감퇴된다.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보다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찾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화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엔화환율이 오르면 일본 수출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의도한 것이 바로 이 점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7일 국제 외환시장의 모습은 이 같은 최근의 오래된 추세와 어긋나고 있다. 마침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 이어 미국의 금융당국까지 일본의 인위적인 엔화 절하(엔화환율 상승)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는 베이지북 보고서를 통해 “그간 지나친 달러가치 강세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과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을 의식한 것처럼 이날 엔화환율은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환율이 전주말보다 2.0원 내린 1201.4원으로 마감됐다. 이에 따른 100엔 대비 원엔환율은 1056.73원이다. 이날 외국환중개기관이 고시한 1061.53원보다 4.8원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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