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 & 달러 약세로 '원화환율' 추가 동향도 주목 대상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7일(이하 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엔화가치는 좀처럼 떨어질 줄 몰랐다.

반면 미국 달러가치는 4거래일 연속 추락하면서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에선 ‘엔화가치 강세 vs 달러가치 약세’ 흐름이 사라지지 않아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미국 지도자들이 일본의 '엔저 정책'을 잇따라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흐름이기도 하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7.10까지 추락했다. 이는 직전 거래일 대비 0.24% 더 떨어진 것이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반면 이날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더 올랐다. 달러-엔 환율이 113.39엔으로 직전 거래일의 113.78엔보다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이날엔 달러 대비 유로가치도 상승했다. 1유로당 1.1015달러로 직전 거래일의 1.1006달러 보다 높아졌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치 역시 1.4272달러로 직전 거래일의 1.4232달러 보다 절상됐다.

이렇듯 이날엔 미국 달러 가치만 추락하고 달러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상대 통화인 엔화와 유로화, 파운드화 가치는 모두 달러 대비 상승했다.

지난 4일 발표된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수가 24만2000명으로 빅 서프라이즈를 나타냈으나 취업자들의 임금은 감소하면서 결국 2월 고용지표로 인한 3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요인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부각되며 달러가치가 연일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날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나란히 연설에 나섰으나 두 인사의 발언이 엇갈린 것도 달러 가치를 자극하지 못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BIS(국제결제은행)가 “유럽중앙은행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시키거나 확대할 경우 오히려 역풍이 예상된다”고 밝힌 가운데 유로화가치가 절상된 것도 관심거리다. 오는 10일 유럽중앙은행은 3월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추가 경기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인데도 부양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이날 유로화가치가 오히려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달러-엔 환율 흐름이다. 이날에도 국제 유가가 5% 이상 폭등하고 미국 증시가 그런대로 선방했는데도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가치가 더 절상돼 주목받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진단이 눈길을 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를 못하고 있고 달러를 매입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것이 달러-엔 환율을 113엔대로 하락시키는, 이른바 엔화가치 강세 요인이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진단했다.

또한 이날 BIS가 주요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과 전날 미국 및 유럽연합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비롯한 엔저 정책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것도 엔화강세를 계속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8일(한국시각) 열리는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동향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날까지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급기야 1201.40원 수준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최근의 유가 반등과 중국 위안화 가치 절상, 그리고 외국인의 한국주식 매입 확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날에도 유가는 5% 이상 폭등하고 원화의 상대통화인 미국 달러가치는 더 추락해 원-달러 환율 추가 흐름도 계속 주목받게 됐다. 미국 달러 약세와 유가 상승은 원화 가치 절상 요인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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