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추가 부양, 미국 경제 호전 등도 회사채 발행 촉진할 듯

최근 글로벌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회사채 시장도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ECB 또한 회사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자본시장이 봄철을 만끽하기 위해 한기를 풀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고 시중 자금이 채권펀드들로 유입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하이일드(고수익 고위험) 채권 스프레드와 S&P500 지수는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전인 지난 1월 초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채권 발행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글로벌 펀드시장 정보업체인 EPFR(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들에는 지난 한 주 동안 EPFR이 지난 2003년 자료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주간 기준 가장 많은 양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채권 유통시장의 개선은 기업들로 하여금 더 많은 부채를 판매하도록 만들었고, 은행원들은 만약 시장이 계속해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채권 발행이라는 건전한 배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바클레이즈는 “지난 1월과 2월, 변동성이 컸던 기간 동안 숨어 지냈던 사람들이 다시 채권시장의 수면 위로 나타날 것임을 조만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몇 주간 매우 건전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Dealogic) 측도 “지난 3주 동안 채권 발행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발행 예정인 모든 유로화 표시 채권들의 64%와 미국 달러 표시 채권의 49%가 이미 발행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글로벌 전체의 회사채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아직 14%나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딜로직은 밝혔다.

한편 오는 10일(유럽시각) 열리는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채권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씨티그룹 측은 “모든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 최대 25%가 유럽중앙은행이 회사채를 매입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게다가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최근 호전되는 점,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증가하는 점, 유가가 회복된 점 등도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채권 유통시장 상황이 개선된 점도 채권 발행 희망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됐다.

이미 원유 기업인 미국의 엑손모빌은 지난주 120억 달러의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또한 2주 전에는 존슨&존슨이 7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고 시스코 시스템즈는 7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UBS 관계자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점은 미국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서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카콜라와 IBM이 가장 최근에 유럽으로 눈을 돌린 기업들인데, 이에 따라 미국에서의 채권 발행 비중은 올 한 해 현재까지 36%만을 차지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