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트렌서반의 조치는 ECB 부양책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 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대상에 회사채도 포함시키는 등 대대적인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는데도 호주의 유료 도로 관리회사인 '트렌서반'이 유로존에서의 회사채 발행을 돌연 철회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ECB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생각만큼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5일(유럽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랜서반이 갑자기 채권 발행을 철회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는 ECB 바주카포(대형 경기부양책)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지난주 ECB는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자산매입 대상에 국채 뿐 아니라 회사채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ECB 발표 이후 회사채 가격은 치솟았고, 회사채 거래 또한 견고하고 신속하게 이뤄졌으며 채권 주문장 또한 풍부해지는 듯 했다. 신규 채권 발행도 증가할 태세였다.

하지만 이날엔 시장 상황이 확 바뀌었다. 채권 시장에 더 이상 흥분된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최선의 거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회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호주의 유료 도로 운영자 트렌서반 퀸즈랜드(Transurban Queensland)가 바로 그 당사자다.

트렌서반은 총 8년에 걸쳐 자그마치 5억 유로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또한 트렌서반 회사채에 대한 주문장도 넘쳐났다. 그런데도 트렌서반은 이날 회사채 발행을 전격 취소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채권 가격과 시장의 기대 가격에 큰 차이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FT는 “트렌서반의 이 같은 결정은 ECB의 회사채 매입 발표 이후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서, 투자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고 시장이 모든 거래를 흡수하지는 못할 것이란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발레오(Valeo)가 발행한 회사채의 경우, 채권 수요자는 11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CM 자산운용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 텔퍼는 “나는 개인적으로 양적완화 프로그램에 포함될 채권(회사채)과 비유럽 국가의 회사채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비유럽 국가의 회사채는 언더퍼폼(평균 수익률을 믿도는 것) 할 것이고 새로운 거래를 위해서는 막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날 트렌서반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의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은 비교적 풍부했다. 특히 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두드러졌다. 현재까지 약 90억 유로의 은행 및 기업의 채권(회사채)이 판매됐는데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규모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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