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비리 혐의 있는 전 대통령 입각 저지...금융시장 환호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직면한 법률적 난제가 브라질 시장을 활짝 웃게 만든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다시 말해 브라질의 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을 입각시키려 한 데 대해 용감한 법원의 판사가 제동을 걸면서 브라질 금융시장이 활짝 웃었다는 얘기가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연일 경제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전날엔 호세프 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을 내각 수석에 임명함으로써 법적 면죄부를 주려 하자 시장이 요동쳤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었다.

그런데 이날엔 룰라 전 대통령의 입각에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장이 환호했다는 새로운 소식이 쏟아졌다.

FT는 “브라질을 마비시킨 새로운 정치적 문제 상황이 이날엔 투자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브라질 정부의 변화(개혁)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희망을 갖게 만들면서 시장이 활짝 웃었다”고 전했다.

다름 아닌 브라질 연방 법원 판사가 호세프 현 대통령이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고 이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3.3% 상승해 달러 대비 3.61헤알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헤알화 가치는 1주일 만의 최고치다.

아울러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증시는 이날에만 6.4% 급등하며 지난 1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루평균 상승폭을 기록했다.

만약 증시가 이 상태로 마치게 된다면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일평균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브라질 국채 가치도 더불어 뛰었다. 브라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5.7233%를 기록중이다. 이는 전일 대비 약 40bps 하락한 것이다. 국채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껑충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가치는 룰라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루머가 도는 가운데 이번 주 초에 큰 낙폭을 보였었다. 만약 룰라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 참여하게 된다면 그는 대법원을 제외한 나머지 법원에서는 법적인 보호를 받게 되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16일 저녁(현지시간) 대중들을 분노케 했고 즉각적으로 시위에 나서게 만들었다.

전날 오후(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비둘기파적인 성향의 성명서(금리 인상 전망 축소)는 같은 날 브라질에서 나타난 몇몇 대량매도 사태를 중단시키는 데 도움이 됐었다. 하지만 이날 투자자들이 전날에 발생한 대중들의 시위와 새로운 명령(연방 법원 판사의 제동)으로부터 힘을 얻어 이 같은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특히 Itagiba Catta Preta Neto 연방 법원 판사의 명령은 룰라 전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궁에서 장관으로서의 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맹세한 직후 곧바로 이뤄진 것이다.

시위자들과 정부 지지자들 사이의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호세프 대통령은 그녀의 지지자들에게 “쿠데타를 지지하는 세력은 나를 무릎 꿇게 만들 수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FT는 “이날의 시장 랠리는 브라질 자산들로 하여금 3월을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시기로 만들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브라질 10년물 국채는 2012년 초 이후 가장 좋은 포지션에 위치해 있고 보베스파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