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한국은행은 연내 두 차례, 일본은행은 4월 또는 7월에 금리 더 내릴 듯"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이제 광풍은 지나갔다. 지난주까지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새로운 금리정책을 발표했다. 대부분 통화완화 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예외적인 곳이 있었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이 두 나라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지켜보기 위해 이번 3월 통화정책회의에선 ‘기존 정책 유지’ 결정만 내린 채 관망해 향후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가 모두 끝났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엔 유럽중앙은행(ECB)이 파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쏟아냈다. 마이너스 예치금리를 확대하고 양적완화 규모도 키웠다. 대출프로그램도 확대했다.

또한 16일엔 미국 연준이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역시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나아가 향후 금리인상 전망도 낮췄다.

여기에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지난주에 기준금리를 낮췄고 향후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기존 정책을 유지한 곳이 있었다. 영란은행과 한국은행, 그리고 일본은행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현재의 금리도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에 해당한다”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다른 나라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지켜 본 뒤 여러가지를 고려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향후 새로운 정책이 나올 여지는 보여준 것이다.

16일 일본은행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회의를 마쳤다. 최근 엔화가치가 급절상하는데도 바로 다음날 마무리될 미국의 FOMC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4월 이후에 추가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만 남긴채 회의를 끝냈다.

영국의 경우 미국처럼 금리인상 경로를 고민해야 하는 나라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로 나라 경제가 술렁이는데다 저물가까지 고려해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동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따라 다음달 이후의 한국은행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회의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이달 회의에서 중대 결정을 내린 반면 두나라 만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선 노무라의 양국 통화정책 전망이 눈길을 끈다.

노무라는 지난주에 ‘한국경제의 슬랙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제진단을 통해 “앞으로 발표될 한국의 경제지표들이 추가로 둔화되고 당분간은 시장 변동성이 계속 높은 상태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망도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이어 “한국은행은 일본은행처럼 서둘러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한국은행이 일본 중앙은행과 비교해 중기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있어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다만 “2016년 한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우리의 예상치인 2.5%보다 낮아 질 수 있다”며 “한국은행도 결국은 2016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25bp씩 두 번 인하해 1.0%로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다만 “기준 금리인하 시점은 확신할 수 없다”며 “앞으로 발표될 명목 임금 상승률 지표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일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단서도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일본은행에 대해선 7월쯤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최근 JP모건체이스가 “일본은행의 경우 오는 7월쯤 현재 -0.1%인 예치금리를 -0.3%로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노무라는 4월 20일에 열릴 일본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4명이나 되는 통화정책 위원의 임기가 만료된다고 했다. 이는 4월 19일의 한국은행 통화정책 회의 직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노무라는 “우리의 일본 경제팀은 여전히 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0bp 인하하고, 주식 ETF 매입을 늘리는 등 7월에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함으로써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 2월 16일에 이미 한차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인하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하기에 앞서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의 일본 경제팀은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발표하는 위험 시나리오 또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4월 초에 발표될 예정인 단칸지수(일본은행 단기 경제지표)의 결과와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 그리고 주요 2월 경제 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노무라는 강조했다.

노무라의 전망대로라면 한국은행과 일본은행은 4월부터 그 언젠가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는 불투명한 반면 일본은행의 경우 4월 또는 7월에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해 향후 일본은행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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