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감 후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 안정적 유지, 23일 환율흐름도 촉각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달러 대비 원화환율의 22일 하루 움직임만 보면 미스테리다. 서울 외환시장 안팎의 이런저런 사정으로는 환율이 떨어질지 말지도 미지수였다. 떨어지더라도 평범한 하루가 될 법한 날이었다.

그런데 또 다시 10원 가깝게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딜러들이 생각하는 크고 작은 저지선들이 하루에 무너졌다.

미국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153.6원에 마감됐다. 전날보다 9.9원 하락했다. 이번 주 거래를 시작하면서 단단한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160원 선이 바로 무너진 당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형성돼 있던 1155원 선도 지켜내지 못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미국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뉴욕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8일과 21일(미국시각) 각각 0.34%, 0.3% 올랐다. 엔화환율은 22일(아시아시각) 오후 3시56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12.05엔으로 0.09%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가치를 0.23% 절하고시했다.

이처럼 주변국 상황을 보면 무엇하나 원화환율이 크게 하락할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원화환율만 유독 나홀로 급격히 추락해 눈길을 끌었다.

혹자는 최근 G20 회담에서 달러약세에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만약 그 때문이라면 원화환율보다 엔화환율이 더 내려가야 한다. 22일의 외환시장과는 맞지 않는 얘기다. G20이나 보아오포럼에서 굳이 원화환율만 주제에 올려놓고 떨어뜨리자는 합의를 했을 턱이 없다.

국제 금융상황에서 달러의 약세 요인을 찾기도 어렵고, 또한 달러가 대체적으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원화환율의 급락 요인은 국내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외국인의 주식순매수는 이어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2일 1389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가 일정한 규모 이상이긴 한데, 10원 가까운 환율 하락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 이 날 하루보다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9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지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외국인들은 하루에 6000억원, 4000억원 등 엄청난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소한 서울시장에서는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게 감퇴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한몫 거들었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a2에 안정적 신용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 관련 소식은 시장이 마감된 후 전해졌다.

이같은 평가가 23일 외환시장에서도 원화환율 하락요인을 더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상황이 이와 같이 흘러가면서 당초 달러강세를 전망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손절매하는 달러 투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화환율의 하락폭이 10원에 가깝게 확대된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업은행 금융공학팀의 박병학 과장은 “역외시장에서도 환율이 하락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고 이날 국내 외환시장은 NDF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며 “이달 초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움츠러들었던 반작용도 원인인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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