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등은 여전히 불안...6월 금리인상 조짐 나타나면 급변동 우려도

3월만 놓고 보면 이머징 국가(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역사적으로 최고의 한 달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머징 외환시장에선 6월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부각됐고 신흥국 통화가치가 3월 들어 두드러진 상승세를 기록했다.

따라서 6월 금리인상 조짐이 조금만 나타나더라도 쇼크가 가해질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와 향후 연준의 행보가 크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31일(미국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이머징 시장 통화가치가 또다시 랠리하며 역사상 최고의 상승 흐름을 연출했다.

3월 중, 미 연준이 두 차례(16일 FOMC 회의 때와 이틀 전 옐런 연준 의장 연설 때)나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했지만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가치에는 신선한 공기를 주입시켰다.

지난 3월 16일(미국시각)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12월 올해 총 4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 2차례의 금리 인상만 이뤄질 것으로 전망을 낮춰 조정했다.

아울러 재닛 옐런 연준의장은 이틀 전 뉴욕 연설에서 “올해 금리인상 속도를 천천히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또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현재 94.62까지 밀려나며 5개월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가치의 추락은 이머징 국가의 통화가치 절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또한 달러가치 하락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반등에도 보탬이 되면서 이 역시 이머징 통화가치 상승에 도움을 준다. 3월 들어 이머징 국가 통화가치가 껑충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JP모건 EM(이머징마켓) 통화 인덱스는 3월에만 5.5% 급등하며 2010년 인덱스가 최초로 형성된 이후 월간 기준 최대의 상승폭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말레이시아 링깃은 달러 대비 7.1% 상승하며 역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가치 역시 달러 대비 11.4% 급등하며 2003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보였다.

남아공 란드는 달러 대비 7.1% 껑충 오르며 2009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러시아 루블화가치 또한 달러 대비 11% 절상되며 1년래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고 역사상 두 번째로 최대의 월간 상승폭을 뽐냈다.

터키 리라의 가치는 달러 대비 4.9% 상승하며 2012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라보뱅크 관계자는 "향후 몇 주간 이머징 국가의 통화 가치는 추가적으로 랠리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이머징 통화의 평가절상은 미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성향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는 이어 "이러한 시나리오는 시장이 아직까지 미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기반한다"면서 "6월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시장 기대가 약간만 변해도 이머징 시장 통화가치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데아은행 관계자도 "우리는 유연한 원자재 통화가치가 아웃퍼폼(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것)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원자재 통화들의 가치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여기는 동시에 원자재 통화가 이머징 통화의 평가절상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노르데아 관계자는 하지만 “2016년 이머징 마켓 통화들에게 있어서 실질적인 문제점은 당국에 의해 관리되어지는 원자재 통화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에르메스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 일각에선 경계심을 보이고 있고 잠재적으로 브라질에 이어 다음 번엔 남아공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메스은행 관계자는 “남아공은 원래 이머징 시장 강세를 상징하는 국가였다”면서 “정치는 안정됐고 성장은 지속적이며 기업들의 경영진들은 합리적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며 “남아공의 정치는 점차 일그러지고 성장은 둔화됐으며 부패 문제 또한 증가해 남아공의 구조적 경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은 남아공이 다음 번의 브라질이 될 것인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이 브라질에서 목격할 수 있었던 정도만큼 정치 문제가 불거지고 성장이 둔화되며 재정완화 정책, 통화 가치 폭락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나 이러한 문제들은 현재 남아공에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남아공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만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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