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때문에 미뤄진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 해결 서둘러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2분기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형편이 좀 나아질까. 장담할 수 없다. 2분기가 고비라는 지적이 많다. 각국 경제 전망 악화,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 한국의 총선 후 ‘각 당 헤게모니 전쟁 가능성’ 등 많은 변수가 수면 위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도 세계경제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29일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세계 경제를 걱정했다. 그는 “아직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여건이 지난해 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보다 덜 우호적이다”면서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불안해서 미국의 금리를 당장 올리지 못하겠다”고 했다.

옐런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지난주 주요 경제 연구 기관 및 외신들도 한 목소리로 ‘세계 경제 불안’을 점쳤다.

우선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6.7%에 머물 것”이라며 “이는 7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그런가 하면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시아 개발은행(ADB)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경제 침체 영향으로 아시아 경제도 15년 만에 가장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제도 신통치 않다. 특히 일본의 2월 소매판매가 부진했다. 10조7740억엔으로 전월 대비 2.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일본의 소매판매 감소는 일본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전망을 안겨 줄 것”이라며 “아베 정부에 추가적인 부양 압박을 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고마다 유이치 메이지야스다 이코노미스트는 “유커를 비롯한 일본 방문객은 늘고 있으나 일본 자체 내수 소비가 부진한 게 문제”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도 ‘불안의 절벽’에서 완전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중국 경기우려 확대로 지난 1분기 중 미국증시 내 IPO(기업공개)가 최악을 나타냈다”며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분기당  IPO규모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미국에서는 고작 6개 기업 만이 상장작업을 마치고 5억2100만 달러를 조달한 게 고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개 기업, 48억 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위 내용들을 요약하면 미국, 중국, 일본, 아시아 등 주요국 경제가 여전히 침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2분기엔 다른 다른 변수도 많다.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러시아 정부 등은 국제유가가 다시 30달러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친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2분기엔 현금자산 보유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만큼 2분기 글로벌 자산시장 상황이 염려스럽다는 의미다.

그 뿐 아니다. 미국 연준 전문가들은 6월 금리인상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6월 금리인상이 이뤄질 조짐이 커지거나 실제로 이뤄지게 되면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아울러 신흥국에선 자본 이탈과 함께 통화가치가 추락할 수도 있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불안한 것으로 확인되다 보면 세계적인 소비 위축이 올 수도 있다. 이는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를 더욱 위협할 수도 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는 국회의원 선거, 즉 ‘총선’이 끝나고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야 하는 시기다. 지금까지는 총선 때문에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같은 험한 일도 함께 미뤄져 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세계 경제 위축 속에 우리 경제를 둘러싼 악재들을 하나씩 걷어 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총선 후 각 당은 ‘당권 투쟁’에만 몰입하지 말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도 매진해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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