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투기세력 활개 속 환율 급변동 점쳐" 주목...BOA 전망은 달라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세계 외환시장의 급변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미국 연준의 시장 친화적 통화정책에 편승해 투기세력들이 달러가치 약세에 배팅하면서 ‘미 달러가치 약세 속 엔화 및 신흥국 통화가치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앞으로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강세로 돌변하고 나아가 일본의 엔화와 중국의 위안화, 그리고 한국의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는 곤두박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이런 전망을 들고 나와 시장 참여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에도 미국 달러화가치 약세가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이젠 94.56선까지 추락했다. 반면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강세흐름을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이 급기야 111엔대 중반선 아래로 추락했을 정도다. 외환 투기세력들이 연준의 비둘기적 금리정책을 배경으로 달러가치 약세에 배팅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 여부다. 게다가 일각에선 향후 아시아 통화가치가 동반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아시아 통화가치가 앞으로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아시아 통화를 매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종종 획기적인 시장 전망을 잘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어 투자자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자체 판단을 잘 내려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어찌됐든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향후 전개될 미국과 일본-중국의 정반대 통화정책 시행 가능성을 꼽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예정돼 있는 경로인 반면 향후 중국과 일본은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또한 그 경우 향후 1년간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가 곤두박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진단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 내에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12%나 추락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달러-엔 환율도 130엔까지 반등하며 지금보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4%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는 지금보다 7.6% 더 떨어져 달러-위안 환율이 7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 태국의 통화가치도 더불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날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로젠그린의 말이 맞다면 이는 달러가치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IMF(국제통화기금)도 “앞으로 중국발 금융시장 변동성이 2~3년 동안 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위안화 가치 또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다른 주장도 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측은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달러가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진단과는 온도차가 큰 분석이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헤지펀드와 글로벌 환투기 세력이 달러가치 약세에 베팅하면서 달러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어찌됐든 투기세력이 판친다는 것은 외환시장에 언제든 급변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얘기여서 향후 투자자들은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