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 "일본이 환율전쟁 역풍 맞았다...대안 필요할 것"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6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급기야 달러-엔 환율이 109엔대로 추락하면서 일본 당국의 향후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엔 환율은 109.82엔까지 떨어졌다. 최근 며칠간 112엔 대에서, 111엔 대로, 다시 110엔 대로, 그리고 급기야는 109엔선으로 내려 앉았다. 그러면서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우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것이 엔화와 유로화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간엔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해 미국 달러가치가 절상되고 나아가 미국경제까지 위협받았지만 그것이 이제는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을 약화시키고 달러가치까지 떨어뜨리면서 일본과 유로존에 부메랑, 즉 역풍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면서 이제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역시 1.1396달러로 전일의 1.1387 달러보다 절상됐다. 그간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확대할 경우 달러 대 유로화가치 비율이 '1 대 1' 상황까지 맞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런 진단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그러자 블룸버그도 한 수 거들었다. “일본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이 빠른 속도로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앞서 일본 아베 총리도 G7회의가 조만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인위적인 환율 개입은 안된다”고 강조해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달러-엔 환율이 핵심 지지선인 110엔선이 무너지면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아베 총리가 찬물을 끼얹는 행보를 보여 일본 당국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상태다.

그 뿐 아니다. 최근들어 다시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불거지고 나아가 국제유가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일본 엔화의 인기는 계속 치솟는 중이다. 세계 경제 흐름이 불안해지다 보니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 매수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피해를 보는 쪽은 일본 투자자들이다. 지난 6일(일본시각) 닛케이 225 지수는 1만5715.36으로 0.11% 하락했다. 그러면서 7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졌다. 무려 3년5개월만의 최장기간 하락이다. 특히 엔화가치가 연일 강세흐름을 이어가면서 일본의 수출주들이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의 지적대로 일본은행을 비롯한 관련 당국이 어떤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인지가 주요 관전포인트로 떠 오르고 있다.

다만 미국 연준의 상당수 인사가 계속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있고 나아가 골드만삭스가 향후 1년 내 달러-엔 환율이 130엔선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시장 진단은 여러모로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의 동향 체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미국이 6월이든, 언제든,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시장 흐름은 급격히 바뀔 수도 있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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