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투기 세력, 엔화가치 강세 베팅 극심 & 일본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매력"

일본의 국채가 미국의 국채보다 더 매력이 크다는 전망도 엔화가치 강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투기세력의 일본 엔화가치 강세 베팅이 강화된 가운데 9월쯤 달러-엔 환율이 105엔 선까지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11일 골든브릿지 증권의 ‘골든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전한 엔화가치 초강세 흐름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단 한가지 이론만으로도 엔화가치 평가 절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주 일본 엔화 가치는 2014년 이후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당혹했고 이런 움직임은 채권시장의 프리즘을 통해 가장 잘 설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계 제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일본 관료들이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엔화 가치는 지난 주에 달러 대비 3%나 절상됐다”면서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에 해당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 관련 여러 만기의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상황이 표면적으로는 일본 통화에 대한 매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은 발생할 것 같지 않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모건스탠리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속젠)에 따르면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 조정 국채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일본 10년물 국채는 미국 국채 대비 더욱 매력적으로 변했다. 두 기관은 아울러 “실질 수익률 기준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과 일본 국채 수익률 사이의 갭이 축소됐다는 메트릭스가, 달러 대비 주요 통화 가치들보다 일본 엔화 가치가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이유를 설명해 주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통화 전략 총괄 담당자 가운데 한 명인 Calvin Tse는 “만약 실질 수익률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보인다면 자본수출을 감소시킬 것인데, 만약 다른 조건이 똑같다는 전제 아래 자본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이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에 부담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는 “앞으로도 엔화 대비 달러 가치가 하락해 9월 말까지 달러-엔 환율이 105엔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 목요일(이하 미국시각) 107.67엔을 기록한 뒤 금요일 108.07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면서 지난 주 일본 엔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2% 넘게 절상됐다.

더 나아가 올 들어 일본 엔화 가치는 약 11%나 껑충 뛰었다. 이는 연초 월가의 컨센서스와는 반대되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지난 1월 초 진행한 서베이에서 일본 엔화 가치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중간값은 3월 말 124엔이었다.

이번 주에는 일본 경제가 더욱 어려움에 빠질 것이란 신호가 나타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2월 기계장비 주문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3월 생산자물가지수 또한 하락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의 분기 서베이 결과는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의 심리가 2013년 중순 이후 가장 위축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일본 관료들은 지난 주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을 두고 잇따라 경고 신호를 보냈는데, 그 이유는 엔화 가치 절상이 일본의 수출 경쟁력을 낮추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장관인 아소 다로는 “일본 엔화 가치의 급격한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고 관방장관인 스가 요시히데 또한 엔화 가치 상승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임의적인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비관론이 이들의 발언을 상쇄시켰다.

여기에다 블룸버그는 “선물시장의 투기적 세력들은 여전히 일본 엔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베팅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상품선물 거래 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에 따르면 헤지펀드들과 자산운용 매니저들은 엔화 가치의 순 강세장 전망 포지션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4월 5일 주간에는 일본엔화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약 6만 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전략가 Alvin T. Tan은 4월 7일자 리포트를 통해 “최근 일본 엔화가치의 강세는 일본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감소했기 때문인데, 이는 일본의 명목 수익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추락했지만 일본의 실질 수익률을 미국과 유럽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따라서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일본 엔화 가치를 상승시키는 펀더멘털적인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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