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불안 속 엔화 강세 지속되자 일본은행 총재 "시장 개입" 강조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미국 달러 대비 엔화가치 강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달 27~28일 열릴 일본은행 정책 회의 결과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작심한 듯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추가 완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18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에도 미국 달러가치 약세 속에 엔화가치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카타르 도하 회의 결렬로 국제 유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 이같은 흐름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미국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상과 관련해 비둘기적 발언을 쏟아낸 것도 ‘달러 약세 vs 엔화 강세’ 흐름을 유지케 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94.49로 직전 거래일 대비 0.21% 떨어졌다. 앞서 지난 17일 카타르 도하에서는 18개국의 산유국이 모여 ‘원유 생산량 동결’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사우디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유가가 급격히 불안해지자 이날 달러가치도 하락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윌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미국은 지금 역풍의 우려 속에 있다”면서 “기준 금리를 점진적이고 조심스럽게 인상해야 한다”고 밝힌데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역시 “미국 경제는 지금 유례없이 혼란스런 상황에 있다”며 역시 점진적 금리인상을 지지한 것도 달러가치 약세를 거들었다.

이런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 109엔 선보다 낮은 108.81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앞서 도쿄시장에서 유가 폭락 여파로 장중(일본시각 18일 오전 9시) 107.92엔까지 추락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수준 반등한 것이긴 하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108엔대에 머물면서 엔화가치가 강세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엔화가치 강세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은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구로다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개월간의 엔화가치 강세가 일본은행의 2% 물가 목표 달성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통화 완화조치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오는 27~28일 진행될 일본은행 정책 회의에서 어떤 통화완화 조치가 나올 것인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다만 일본의 경우 5월 G7회의 의장국을 맡기로 돼 있는 데다 이를 염두에 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안된다”고 밝힌 점과 지난 주말 워싱턴 G20 회의에서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의 경우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부양하기 보다는 내수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경고한 점 등은 일본은행 정책의 폭을 줄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구마모토 지진이 일본 엔화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찰 대상이다. 미국의 씨티그룹이 “구마모토 지진은 중장기적으로 엔화가치 약세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1.1314달러를 기록했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4284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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