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앞두고 '한국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감 팽배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0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껑충 올랐다. 하루 만의 반등이다. 그러나 미국 달러가치가 이날 절상됐다고 해서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과연 떨어질 지가 관심사다.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한국 외환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가치가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4.53으로 전일 대비 0.59% 상승했다. 전날에는 0.44% 하락했는데 이날엔 다시 반등했다.

전날엔 미국의 3월 주택 착공 건수 부진이 달러가치를 하락시켰지만 이날엔 미국의 3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가 533만채로 전월 대비 5.1%나 증가하면서 주택 지표가 다시 개선된 데다 하루 뒤 열릴 ECB(유럽중앙은행) 회의와 오는 27~28일 열릴 일본은행(BOJ) 정책 회의에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소식에 달러 대비 유로화와 엔화가치는 약세를 보이고 달러가치는 상승했다.

게다가 이날 프랑스의 나티시스 은행은 오는 6월23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찬성 결론이 날 경우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되더라도 달러 가치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달러-엔 환율은 109.82엔으로 전일(109.27엔) 보다 올랐다.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열릴 일본은행 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엔화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이틀 연속 엔화가치 하락이다. 달러-엔 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미국 달러가치 절상 속에 달러의 핵심 상대 통화인 유로화가치도 급락했다. 달러 대비 1유로당 가치가 1.1299달러로 전일의 1.1360달러보다 비교적 큰 폭 하락했다. 하루 뒤 열릴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ECB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유로화가치가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4335달러를 나타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다. 지난 20일(한국시각)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30원선이 무너졌다. 그러다가 결국은 전일 대비 1.10원 하락한 1135.2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연일 추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연일 강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 주말 워싱턴서 열린 G20 회의에서 미국의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한국의 환율 정책을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한 이후 달러 대비 원화가치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미국 재무부는 곧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여기서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무역 흑자국을 대상으로 환율 조작국 여부를 지정할 수도 있다. 한국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만일 한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거나 미국으로부터 환율 조작 우려국으로 의심 받을 경우 원화환율은 급락 하거나 급락조짐을 보일 수도 있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대미 수출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환율 조작국 지정시 원-달러 환율 1100원이 깨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은 안되더라도 ‘조작 의심국’ 취급만 받을 경우에도 원화환율은 눈치보기를 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일부 전문가는 보고 있다.

다만 환율보고서가 발표 되고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가파른 원화가치 강세 흐름은 진정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의 경제부진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다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 상황이어서 향후 원화 환율 동향은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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