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측근, 통화정책회의 앞두고 일본은행의 겁없는 행보에 '제동'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일본은행 정책 회의를 앞두고 일본내 기류가 심상치 않다. 당장 27~28일(일본시각)열릴 일본은행 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쏟아낼 것처럼 보이던 기세가 슬그머니 꺾이고 있다. 필시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5월의 G7 회의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의 경우 이번 주 회의보다 6월의 행보가 더 주목받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25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4.83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0.30% 하락했다. 4거래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앞서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후반 3거래일 연속 올랐었다.

이날엔 미국 상무부에 의해 발표된 3월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연율기준 51만5000채로 전월 대비 1.5% 감소한 것이 달러가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게다가 26~27일(미국시각)로 예정된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점도 달러가치 숨고르기에 명분을 제공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의 급등세를 뒤로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 주 달러-엔 환율 동향도 초미의 관심사다. 27~28일(일본시각) 일본은행의 금융정책회의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내 분위기는 급변할 태세다. 당장 이틀전까지만 해도 일본은행은 이번 주 회의에서 무슨 일을 낼 것처럼 보였다. 최근 달러 대비 엔화가치 강세가 지속되자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와 아소 다로 재무장관은 약속이나 한 듯 “엔화가치가 지나치게 강하다”면서 “시장 개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었다. 그 때문에 일각에선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을 쏟아냈었다. 심지어 마이너스 대출금리까지 도입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왔었다. BNP 파리바 등이 이같은 전망을 내놨었다. 심지어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의 추가 부양책으로 2분기중 달러-엔 환율이 120엔 까지 반등할 것”이란 진단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아베 신조 총리가 “외환시장에 인위적인 개입이 있어선 안된다”고 발언했던 점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아베의 최 측근인 혼다 에츠로는 25일(일본시각) “일본의 경우 추가 통화완화 조치가 필요하긴 하나 그같은 조치가 나오려면 6월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는 뭘 의미하는가. 미국 눈치좀 보겠다는 얘기다. 보다 쉽게 말하면 미국 재무부는 조만간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무역흑자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경고하는 보고서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 제이콥 루 재무장관은 일본을 향해 “환율 전쟁을 통한 수출 경기 진작 보다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며 엔저정책을 신봉하는 아베 정부에 강력한 경고를 내보냈었다.

그 뿐 아니다. 5월엔 G7 회의가 열린다. 일본이 의장국이다. 만일 이번 주 일본은행이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추가 통화 완화정책을 발표한다면 5월 G7 회의에서 일본이 환율조작국이란 공격에서 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아베와 아베 측근이 일본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달리 6월에나 추가 부양책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회의는 회의인 만큼 27~28일 일본은행 회의의 진짜 내용이 어떨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속 주시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이처럼 아베 측근이 일본 통화당국자들의 겁 없는 질주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25일(미국시각) 뉴욕 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1.21엔을 기록하며 엔화환율 반등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는 뉴욕시장 기준 직전 거래일의 111.78엔 보다 하락한 것이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1.1269달러로 직전 거래일의 1.1227 달러보다 절상됐다. 파운드화 가치 역시 1.4483달러로 직전 거래일(1.4401달러) 보다 강해졌다. 결국 이날은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가치 약세 전환 속에 달러 대비 유로, 파운드, 엔화 등 주요 상대국 통화가치가 모두 강세를 보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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