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미국 증시에서 IT는 더이상 큰 수익률 올리는 지름길 아냐"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미국 IT주가 증시에서 더 이상 큰 수익률을 올리는 지름길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2일(한국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들어 S&P500지수군 내 IT섹터는 지난주에만 4%가까이 추락했다. 올들어 에너지 및 통신 서비스 섹터가 두 자리 대의 수익률을 올리며 상승세를 주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IT섹터는 연초부터 3.8%가까이 하락하며 바닥을 기고 있을 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모멘텀을 잃게 될 위험에 처해있다.

시장 전체 입장에서 보더라도 IT섹터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주목받고 있다. IT섹터는 S&P500 지수군 내 여러 섹터 중에서 그 비중이 가장 크다. 무려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어닝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IT섹터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충족될 지가 변수다.

Ridge Worth Investments사 자산배분팀의 총괄 책임자인 Alan Gayle은 “우리는 IT섹터가 랠리에 동참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강세장의 단계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IT섹터가 랠리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등과  다르게 너무 많은 IT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웠다.

팩셋(FactSet)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IT섹터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이익 하향 전망 속에 S&P500 지수에서 단일 종목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Apple)의 1 분기 이익 하향조정분이 5%포인트를 차지했고,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팩셋은 “애플은 이번 1분기중 사상 처음으로 IT섹터의 이익을 가장 크게 감소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주 월요일 이후 애플의 주가는 12%가까이 추락했고, 뒤이어 트위터(Twitter), 마이크로소프트(Miscrosoft), 알파벳(Alphabet: 구글의 모회사) 등 다른 대형 IT 기업들 또한 월가의 1분기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FT는 “현재 IT섹터는 모멘텀을 잃어버렸다”면서 “예컨대 작년에 이른바 ‘FANG’ 이라고 불렸던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있어 스윙 팩터(swing factor: 주가를 크게 움직이는 요소)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FT는 이어 “지난 4년 동안 IT섹터는 S&P500 지수군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섹터 중 하나였지면 그 후 최근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웃퍼폼(수익률이 평균을 웃도는) 하고 있는 다른 섹터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초부터 지금까지 S&P500 지수군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섹터 중 하나가 에너지 섹터인데 현재까지 11%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Convergex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Nicholas Colas는 “IT섹터에서 자금이 빠져 나와 주로 에너지섹터와 일부 금융섹터로 자금이 상당히 유입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현재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 에너지 섹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FT는 “현재 시장에서 또 다른 요소로 부각되는 것은 대다수 IT기업들의 덩치다”면서 “IT기업들의 커다란 덩치로 인해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Hennessy Fund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Skip Ayleworth는 “나는 IT섹터의 랠리가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우려되는 것은 대부분 IT기업의 경우 덩치가 너무 커져서 전년 대비 수치를 비교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IT 기업들은 더욱 성숙해졌고 이에 따라 성장을 이끄는 혁신적인 요소가 없다”며 “애플(App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IBM, 구글(Google) 등이 이 이러한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S&P(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IBM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사전 단계가 될 수도 있어 주목받을 전망이다.

FT는 “현재 미국 IT섹터는 16개분기 연속 매출이 하락하며 고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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