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美 고용부진 이미 시장 반영 & 유로존 인플레이션 불안이 더 걱정"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6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유로존 유로화 등 글로벌 핵심 통화가치 흐름이 우왕좌왕 했다. 미국 고용지표 악화에도 달러는 추락하다 말았으며 엔화환율은 급락하다 낙폭을 상당 수준 만회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역시 급절상되다가 전날 수준으로 다시 주저 앉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는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 데다 미국보다 유로존의 경제 상황이 더 나쁘다는 인식까지 더해진 데 따른 것"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고용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고작 16만명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 20만5000명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실업률도 전월 수준인 5.0%에 머물렀다. 마켓워치 예상치는 4.9% 였다.

상황이 이쯤 되면 미국 달러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아주 컸다. 고용지표 부진은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이날 CME 패드워치는 연방 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13%로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진한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미국 달러가치는 잠시 고개를 숙이는 듯 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직후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장중 한때 93.2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엔 93.76을 기록했었는데 전날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달러인덱스는 다시 뛰었다. 미국 동부시각 기준 오후 3시30분에는 달러인덱스가 전날 수준보다도 높은 93.8을 웃돌기도 했다.

고용지표 부진에 잠시 실망했던 달러인덱스가 그 후 고용지표 부진이 오히려 미국증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나아가 제프리스 측이 “올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회복되지 못할 것이며 이로인해 유럽중앙은행(ECB)도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진단을 쏟아내면서 달러가치는 추락 후 다시 상승전환하는 등 갈팡질팡 했다.

반면 달러인덱스를 결정하는 핵심 상대 통화인 유로화가치는 뉴욕 외환시장 초반 미국 고용지표 추락에 강세를 나타냈다가 제프리스의 유로존 인플레이션 부진 전망에 다시 상승폭을 확 줄이는 등  미국 달러가치와 유로화가치 흐름은 이날 정 반대로 흘렀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악화됐지만 달러가치 흐름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특히 찰스슈와브의 랜디 프레데릭 전무는 “최근 발표된 다른 경제 지표들이 이미 미국경제 둔화를 시사했기 때문에 이날의 고용지표 둔화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감이 크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 연준 내에서 금리결정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나는 올해 2차례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면서 “4월 고용지표 부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 직후 한때 1.1477달러까지 솟구치기도 했다. 이는 전날의 1.1402달러보다 크게 오른 것이었다. 그러다가 장중에 제프리스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이로 인해 미국 달러가치가 다시 반등하면서 유로화가치 급등세는 확 꺾였다. 그러면서 결국은 전날 수준인 1.1403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다.

다만 미국 고용지표 부진 여파로 일본 엔화가치 약세 행진은 나흘만에 중단됐다.

미국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었다. 다시 말해 달러-엔 환율이 3거래일 연속 올랐었다. 미국 달러가치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자 엔화가치는 3거래일 연속 떨어졌던 것이다. 최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 등이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전날까지 이같은 흐름을 유발시켰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달러-엔 환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날 107.28엔까지 반등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미국 고용지표 발표 직후 한때 106.43엔까지 추락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반등했지만 미국 동부시각 기준 오후 늦은 시간에도 107.10엔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달러-엔 환율이 급락후 반등하긴 했지만 전날 수준(107.28엔)보다는 하락한 하루였다. 이로써 뉴욕시장에서 달러-엔 환율 반등 흐름도 4거래일 만에 꺾이게 됐다.

결국 이날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는 엔화환율 추가 상승을 저지하는 효과만을 남긴 채 시장을 '혼미'속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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