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국 간 '환율 갈등' 고조될지 주목...유로화가치도 하락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9일(이하 미국시각) 뉴욕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가 의외로 뛰었다. 지난 6일 미국 노동부가 4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부진 사실을 알렸지만 달러가치가 의외로 절상되고 일본 엔화가치는 예상외로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일부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이 여전한데다 일본 정부가 “필요시 엔화환율 개입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것이 이같은 흐름을 유발시켰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일본을 향해 “환율 개입 자제” 입장을 거듭 천명한 터여서 향후 미국-일본 간 환율 갈등이 촉발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4.15로 0.27% 상승했다. 모처럼 만의 달러가치 상승이다. 달러가치는 지난주 내내 하락했었다. 게다가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4월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고작 16만명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전망치(20만5000명)를 크게 밑돌았는데도 이날 달러가치가 상승세를 보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미국 일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성향이 '고용부진 속에 달러 강세'를 유발시켰다. 지난 6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4월 고용지표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올해 2차례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9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역시 “4월 고용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는 6월까지 고용, 실업률, 임금,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리고 이런 일부 연준인사들의 금리정책과 관련한 매파적 발언이 고용지표 부진에도 달러가치를 더 이상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요인을 제공했다.

그 뿐 아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 겸 부총리가 “일본 엔화가치 급등은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엔화가치 강세가 지나칠 경우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엔화가치 약세 vs 달러가치 강세’ 흐름을 유발시켰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9일 환율보고서를 통해 “일본, 한국, 중국,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힌데 이어 미국의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최근 “일본 등은 더 이상 환율 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내수 경기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상황에서 일본 재무상이 노골적인 환율시장 구두개입에 나서 향후 미국측 대응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같은 아소 다로의 구두개입은 환율시장에 즉각적인 효과를 안겨 주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급기야 108.39엔까지 솟구쳤다. 뉴욕시장 직전 거래일과 앞서 마감된 아시아 시장에서 107엔대에 머물던 달러-엔 환율이 이날 뉴욕시장에서는 108엔대로 껑충 뛴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가치가 뛰자 유로가치도 더불어 약세를 보였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뉴욕시장에서 1유로당 1.14달러대에서 움직였던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가 이날엔 1.1386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4407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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