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중국 은행 잘못된 길 가고 있다...중국 금융, 이제 숨을 곳 없어"

중국 금융시장이 덩칫값을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금융시장의 경우 규모는 아주 크지만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10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금융시스템 자유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불법 대출기관들이 판치고 있다. 또한 규제되지 않은 대출기관들이 예금자들을 대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공황 상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당시 국영기업인 선양공상은행 조차도 현금이 부족하다는 루머가 돌았었다.

이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뱅크런 사태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예금자들이 선양농상은행의 지점 밖에 모여들어, 돈을 인출해 가려고 몇 시간이나 가랑비가 내리는 추위 속에서 기다려야 하는 사태도 목격됐다.

이에 은행 매니저들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100위안 짜리 지폐(중국 지폐 중에서 단위가 가장 큰 것)를 탑처럼 쌓아 올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두려움은 바이러스처럼 퍼지면서 주변의 다른 은행들까지 감염시켰다.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고 3일째 되는 날, 중국은행협회까지 나서 농상은행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공표했다. 사실상, 농상은행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의 뱅크런 사태는 일단락됐었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면적인 조치를 취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금융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현재 중국 금융시장은 덩치는 크지만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은행들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비제도권 금융을 일컫는 그림자 금융은 어둡고 격렬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자본 시장에선 위험한 수익률이 판치고 있고 중국의 정치 또한 공산당으로 향한 권력 집중이 심하다”고 분석했다. “이제 중국 금융시장은 숨을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한때 금융위기 직전까지 갔었을 수도 있었다”면서 “선양농상은행의 뱅크런 사태는 최근 몇 년 들어 중국 금융시스템에서 나타난 균열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문제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3년의 자금 경색(cash crunch)사태와 2014년의 그림자금융 디폴트 사태, 2015년의 주식시장 붕괴, 그리고 2016년 초의 자본유출 급증 등이 중국 금융시장의 위험한 실상을 연이어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 모든 사태의 배경이 되었다”면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2008년 155%에서 작년 말 260%로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중국이 안고 있는 잠재적인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은 상당하다”면서 “중국의 은행 섹터는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며, 자산 규모가 자그마치 30조 달러에 이르는데 이는 전 세계 GDP의 40%와 맞먹는 금액이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4대 은행들도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주식시장은 폭락을 한 이후에도 시가총액이 6조 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며 "7.5조 달러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 역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크고 성장세도 빠르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규제라는 보호막이 중국 금융시스템에서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로벌 연관성이 깊어지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규모가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의) 심각한 문제들은 이전의 다른 이머징 시장 위기와 비교도 안되는 충격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연초에 위안화 가치가 소폭으로 평가절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한 주 동안 달러대비 1% 절하됨) 증시, 환율, 원자재 시장을 뒤엎으며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크게 절하 된다면 글로벌 시장이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될지 상상이 안간다”고 역설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 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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