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메릴린치 "브라질 금융시장 건재할 것" vs 캐피탈 이코노믹스 "낙관 못해"

브라질 금융시장의 관심은 이제 지우마 호셰프 대통령 탄핵 이후의 상황에 쏠리고 있다.

BoA메릴린치 등 일각에선 호셰프 대통령 탄핵에도 브라질 금융시장은 계속 건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캐피탈 이코노믹스를 비롯한 다른 한편에선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고 강조해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또다시 브라질 시장 상황에 대해 대서 특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브라질 대통령 탄핵 국면을 연일 집중 보도하고 있다. 이날에도 그랬다. 이날엔 호셰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개시되면서 호셰프 탄핵 이후의 금융시장 상황을 집중 진단했다.

FT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브라질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진단을 이어갔다.

FT는 “이날 브라질 의원들이 지우마 호셰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오랫동안 이어진 마라톤 회의 이후 그녀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뒤 투자자들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문제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FT는 “브라질 경제 규모가 남미에서 가장 크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지우마 호셰프 대통령의 일시적인 대통령직 중단이 큰 사건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번 탄핵 투표는 브라질 자산 가격들이 지난 3개월 동안 랠리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크게 부정적인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호셰프 대통령의 탄핵이 보다 개혁에 우호적인 정부가 설립되도록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면서 브라질 보베스파 증시는 지난 1월 말 이후 40% 이상 랠리했고, 지난해 이머징 시장에서 가장 암울했던 헤알화 가치를 올해 이머징 시장의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FT는 “비록 이날 브라질 중앙은행이 개입해 헤알화 가치가 1% 하락했지만 연초 대비 여전히 14%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셰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이제 어떠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할 것인가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FT는 밝혔다.

FT는 “일각에선 미셸 테메르(Michel Temer)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새로운 정부가 자산 가격을 추가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특히 BoA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들은 미셸 테메르 부통령의 임시 정부 아래 새로운 거시경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는데, 그의 정부는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BoA메릴린치 인사들은 “새로운 정부의 통제력 강화는 향후 브라질 정부의 재정 상태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경제 개혁 및 재정 개혁 도구들을 승인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은 정치적 불안정성의 완화와 함께 시장의 심리 수준을 준수한 상태로 만들 것이고 경제 활동이 반등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테메르 부통령이 이미 부진에 빠진 브라질 경제를 턴어라운드 시킬 것이라는 점에 대해 확신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브라질 경제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테메르가 이를 부양하는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는 것이다.

FT는 “75세인 테메르 역시도 페트로브라스(Petrobras) 부패 스캔들과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캐피탈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이머징 시장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Neil Shearing은 “테메르 부통령을 지지하는 연합 내 다수의 사람들이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실제로 만약 불법적인 자금이 지난 2014년 호셰프-테메르의 캠페인에 유입됐다는 정황이 드러난다면 테메르 부통령 또한 정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호셰프 대통령의 탄핵 재판이 진행될수록 그녀의 소속 정당인 노동자당에서 강한 반발이 나타날 수 있는 점도 변수가 되고 있다. 이는 의회에서의 개혁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테메르 임시 대통령의 노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파업이나 대규모 시위로 인해 경제에 즉각적인 피해를 유발 시킬 가능성도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브라질 자산 가격들의 랠리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견인해 왔는데 이 또한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현지 투자자들은 자국 경제의 단기적인 전망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현재 브라질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모든 것들이 의미하는 것은 테메르 임시 대통령이 시장의 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위험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브라질 자산 가격은 다시 곤두박질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안장현 증권사 마켓 애널리스트]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